그때 나를 내리친 것이 빗자루 방망이였을까 손바닥이었을까 손바닥이었을까 손바닥에 묻어 나던 절망이었을까. 나는 방구석에 쓰레받기처럼 쳐박혀 울고 있었다. 창 밖은 어두워져갔고 불은 켤 생각도 없이 우리는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침침한 방의 침 묵은 어머니의 자궁 속처럼 느 껴져 하마터면 나는 어머니의 손을 잡을 뻔했 다. 그러나 마른번개처럼 머리 위 로 지나간 숱한 손바닥에서 어 머니를 보았다면, 마음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소 리를 들었다면, 나는 그때 너무 자라버린 것일 까. 이제 누구도 때려주지 않는 나 이가 되어 밤길에 서서 스스로 뺨을 쳐볼 때가 있다. 내 안의 어머니를 너무 많이 맞 게 했다. - 나희덕, "너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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