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부드러운 바람, 환한 햇빛에 수줍은 대지
먼 지평선에서 한가로이 거니는 구름
소리 없이 열리는 가슴에 미소짓는 내 어린 시절의 꿈
교차(交叉)하는 추억 사이로, 희망이 만들었던 신호들이 정겹다
이유도 없이 편해지는 마음, 이렇게 근심어린 삶 속에서도
투명한 햇살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새
길게 낙하하는 시간
홀로 길 한가운데 멈추어, 조용히 빛나는 오후에 잠긴다
주위엔 아무도 없다, 모두 나를 앞질러 달려갔기에
그래도 외롭지 않은, 이상한 오후
하늘의 절반이 흐려져도 곧 다시 개일 것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