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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사귄 친구와 오래된 친구
북기 | 2020.03.09 | 조회 210 | 추천 1 댓글 1

오래된 친구는 늘 신던 신발처럼 편하다. 그는 있는 듯 없는 듯 그림자처럼 내 옆에 있다
나는 오래된 친구의 음성을 알고, 아무렇게나 내둘러 쓴 그의 글씨를 읽을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의 발자국 소리 가운데 그의 것을 구별할 수 있다. 나는 내 친구가 좋아하는 노래 제목과 꽃 이름과 그 유래에 대해서 알고 있으며 그가 선택할 만한 소지품의 스타일과 색깔, 좋아하는 이성의 프로필에 대해서도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친구 앞에서 갑자기 마음이 동하여 별 깊은 생각도 없이 이상한 짓을 했을 때, 친구는 놀라지 않고 나를 위로할 것이다.
´너 왜 그러느냐. 미쳤느냐´고 화를 내지 않음은 물론 꼬치꼬치 이유를 따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가 나보다도 먼저 알고, 나보다도 먼저 느끼며, 나보다 먼저 깨닫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의 앞에서 내가 아무 짓이나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어느 누구 앞에서보다도 내 오랜 친구 앞에서만 가장 의젓해지고 싶다.
우리 사이의 우정이 소중하듯이 우리 사이의 신뢰와 예절 또한 소중한 것이니까. 우리 사이의 세월과 추억이 아름답듯이 우리 사이로 다가오는 내일과 약속이 소중한 것이니까.
나는 내 친구에게 나를 바닥까지 들키지 않으려고 내 속으로는 무진 힘을 쓰는 편이다.
오래된 친구가 있지만 나는 또 날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새로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놀랄만한 향기를 지닌 사람도 있다. 새 친구의 그 향기도 하루 이틀에 고인 것은 아닐 것이다.
오랜 세월에 거쳐 키가 자라고 뼈가 굵어지듯이 축적된 인격의 향기일 것이다. 나는 오래된 친구를 사랑하듯이 새로운 친구와의 만남과 그 친구에게서 풍기는 향내에 혹하곤 한다. 내게도 그런 향기가 있을까를 의심하면서 나는 그에게 다가간다.
˝우리가 지금 새로 사귀어도 친해질 수 있을까요?˝ 나는 묻는다.
˝그럼요. 우리가 지금 만났다는 그것으로 우리는 이미 그렇게 된 것입니다.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도 많이 있으니까요.˝ 그가 대답했다.
˝우리가 어쩌다가 만났을까요?˝
어리석은 질문임을 깨닫고 후회할 사이도 없이,
˝이것도 작은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가 조용히 말한다.
´운명!´ 친구의 조용한 음성에 실린 ´운명´이라는 말에 내 가슴이 뛰어오른다.
나는 새로 만난 친구의 향내에 도취해서 오래된 친구를 가끔 잊어버리기도 한다. 이미 내 육신처럼 익숙해져버린 오래된 친구를 말이다.
그러나 오래된 친구에게서 향내를 맡을 수 없는 것은 그에게 향기가 없음이 아니다. 내가 이미 거기 도취되었기 때문이며, 거기 오래 전에 길이 들어서 내 것인지 그의 것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된 친구에게 무심해진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슬픈 일이다. 새로 사귄 친구가 나를 잠시 설레게 할 수는 있지만 오래된 친구처럼 내 아프고 쓰린 눈물을 닦아줄 수는 없을 것이다.

< 이향아 - ˝하얀장미의 아침˝에서 ´새로 사귄 친구와 오래된 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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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아이유 | 추천 0 |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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