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된 가을 -서영택- 먼저 도착한 편지가 푸르다 기다리다 펼쳐보는 볕이 깊어지는 날들 창가에 푸른 하늘이 배달되었다 국화가 국화 속으로 들어갈 때 가을에서 가을까지의 거리를 생각한다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에 대하여 구름이 내려앉은 산의 이마 계절은 깃발을 흔들며 손 내밀고 너에게로 가는 꽃들의 무릎은 온통 가시덤불 투성이다 갈색으로 군림하는 굴참나무 숲을 지나 낙엽 부대가 행진한다 바람의 휘파람 소리가 숲의 심장 한가운데 붉은 낙관을 찍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어디로 가는가 가시덤불을 뚫고 계속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