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역 - 박우복 - 방금 눈보라가 지나가면서 하얀 추억만 내려 놓았다
쓸쓸한 역사(驛舍)엔 정적만이 감돌고 나는 이방인이 되어 다음 열차를 기다린다
기다림이란 누구에게나 서레임을 안겨주지만 약속이 없는 기다림에는 소박한 소망이 담겨 겨울의 하루를 무지개빛으로 채우지만
다음 열차도 멈추지 않으면 나는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우리가 함께 꿈꾸어 온 숲속 나지막한 초가집을 찾아 문풍지 떠는 소리에 장단을 맞추는 호롱불을 켜고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놓고 그대의 이름을 부르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