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보다 긴 기다림 - 김주대-
많은 날들 가운데 당신은 어느 하루 불현듯 전화해도 되지만
당신의 행방을 모르는 나는 그리운 당신 목소리 들으려 모든 날 모든 시간 전화기 앞에서 떠나지 못합니다 전화기 앞에서 하루가 가고 전화기 앞에서 일주일이 가고 비슷한 목소리의 전화만 와도
서둘러 당신 이름 부르며 기다렸노라고 보고 싶었노라고 남에게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전화벨 소리에 놀라고 전화벨 소리에 미칠 듯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오늘은 모처럼 사람들을 만나 내일을 준비하는 일을 꾸미고 일에 빠지려고 발버둥쳐 봤습니다 그러나 돌아와 어김없이 당신의 전화를 죽음보다 긴 기다림으로 기다려야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