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를 걷는 소금쟁이의 생존을 보았다. 물방울을 사랑했던 소금쟁이는 물방울을 안고 싶었다. 안으면 물방울이 사라진다는 물방울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소금쟁이는 물방울을 안았다. 그 순간 물방울은 톡 터져 물이 되어 흘러갔다. 이제 소금쟁이는 풀잎에 얹힌 아침이슬로 더 큰 하늘이 되기 위해 내리는 비로 영롱히 맺힌 물방울을 안지 않는다. 사랑은 소유도 더욱이 지배도 아니라는 걸 소금쟁이는 알고 있으니까. 풀숲 초록줄기 사이사이로 그 터져 사라진 물방울을 찾아 헤매며 물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소금쟁이가 걷는 곳의 물이 맑은 건 소금쟁이의 갸륵한 마음을 헤아리는 물방울의 배려가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이 불었는지 소금쟁이의 애틋함에 제 무게를 못 이겼는지 초록줄기를 휘며 물방울이 떨어지자 소금쟁이가 몇 발짝 움직이다 선 건 숭고함의 물방울이 떨어진 저만치 서서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무한의 자기표현의 겸손일 것이다. 물위를 걷는 소금쟁이의 사랑을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