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도록 불이 켜져있는 창을 생각한다. 불빛 앞에서 수학을 풀고 외국어를 익히고 위대한 인류의 흥망과 업적을 공부하는 젊은 날의 흰 이마와 검은 눈동자를 생각한다. 인생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내일에의 확신과 신뢰로 오늘을 가꾸는 진리의 꽃나무. 비약에의 푸른 날개. 밤 깊도록 짜고 있는 꿈의 자리. 참으로 인생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내일을 위하여 오늘의 성의를 다하는 심야의 집중 씨앗의 의지. 물론 내일은 오게 된다. 신뢰와 확신과 인내의 가지마다 만발하게 꽃피는 꽃나무의 축복. 더욱 참되게 아름답게 살려는 의욕의 지평선 위로 찬란하게 동트는 장미와 순금의 새벽. 미래의 신비스러운 베일을 벗고 면사포로 앞을 가린 소망의 신부. 정오의 하늘을 나는 희고 든든한 이상의 나래. 진실로 인생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밤 깊도록 불을 켜놓고 수학을 풀고 외국어를 익히고 역사를 공부한 그 넉넉한 문맥 속에서 우리의 인생은 눈물어린 눈동자에 미소를 머금고 다가온다. 그날을 위한 오늘의 발돋움 오늘의 열중. 밤늦도록 불이 켜져 있는 창마다 신의 축복이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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