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은 다음 날부터 밖으로 나가 걸어보기로 했다. 걷다 보면 분명 무언가 떠오를 것이고, 그냥 그것을 천천히 시작하면 될 거라 믿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자 2년간 단 한 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 '희망'이라는 녀석이 존재를 드러냈다. 비참한 과거에 얽매여 봤자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저 잘 못한 것들이 쌓여 혅의 내가 된 것뿐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한다. 그리고 밑바닥으로 떨어진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세상도 아니고, 남도 아니고, 지금의 나뿐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