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환경을 지키는 ‘에코-슈머’ 되기환경을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일은 더 이상 환경 운동가나 시민 단체들만의 이슈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과제가 되었다. 무분별한 소비가 지구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온난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생활은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1년간 쇼핑 안하기>의 저자 주디스 리바인은 진짜로 필요한 생필품과 사지 않아도 되는 사치품을 구분해 1년 동안 쇼핑 습관을 들이니 과소비에서 벗어나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사람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다음부터 소개하는 잘못된 소비 습관을 점검하고 그간의 소비 생활을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한두 번 입고 쉽게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마음에 쏙 안 들어도 가격이 저렴하니 부담 없이 구입한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스트리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만원도 채 되지 않는 값싼 패션 상품들. 무엇보다 최신 유행 스타일을 저렴하게 입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들이 품질보다 싼 가격에 이끌려 사재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행이나 계절에 맞춰 발 빠르게 저가의 옷을 대량으로 공급해 판매하는 이른바 ‘패스트 패션’은 대부분 몇 번 입지 않고 버려져 자원을 낭비하고, 그것들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보고서를 인용해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위협을 주듯 패스트 패션이 환경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패스트 패션에 대한 문제 인식과 대안 찾기가 국내에서도 서서히 주목 받는 중. 재활용품을 이용한 소품을 판매하는 에코 숍이 문을 열고, 유명 디자이너는 버려진 옷의 원단을 새 옷의 소재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선보였으며 에코파티 메아리라는 재활용 패션 브랜드까지 등장했다. 아름다운 가게의 김광민 간사는 시장의 수요가 있는 만큼 무조건 유통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며 환경의 적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선을 지키는 계획적이고 현명한 소비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 쇼핑하기 전에 5분 더 생각하세요1 실속 구매와 충동 구매는 반드시 구별하자. 값비싼 명품 대신 가격 부담을 낮춘 패스트 패션은 분명 이점이 있다. 하지만 환경을 오염시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무조건 싼값에 현혹되기보다 구입 전 불필요한 충동 구매가 아닌지 꼭 따져 보자.
2 버리기 전 한 번 더 생각하자. 마음에 안 든다고 무조건 바꾸기 전에 보듬고 고쳐 쓰는 미덕이 필요하다. 새것만 선호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지만 여전히 아끼고 고쳐 쓰는 사람들도 있다.
3 재활용 제품에 관심을 가져 보자. 요즘에는 재활용 패션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트렌디한 디자인도 의외로 많다. 헌 옷을 그대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헌 옷을 소재 삼아 디자이너들이 완전히 새로운 패션을 창조해 낸다.
썩지 않는 포장 재료와 과잉 포장한번 뜯어내면 다시 사용할 수 없는 포장지 사용은 지구에 쓰레기 하나를 더하는 일. 포장과 관련된 환경 오염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이슈가 있다. 하나는 포장 재료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포장의 과다함이다. 전자의 경우 포장 재료의 친환경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먹을거리의 경우 비닐팩이나 플라스틱 용기의 환경 호르몬 유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행히 친환경 포장 재료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친환경 포장에 신경 쓰는 것은 화장품 업체들도 예외는 아닌데 용기 일부를 재생 플라스틱으로 사용하는 더바디샵, 용기와 패키지 모두 재생 용지를 사용하는 아베다, 종이 상자나 비닐 등과 같은 외부 포장 없이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와 뚜껑을 사용하는 키엘 등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 이슈인 과잉 포장의 경우,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거나 파손이나 오염으로부터 상품을 보호하는 포장의 역활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닐 포장지로 과일을 겹겹이 싸고 각종 리본으로 장식한 바구니처럼 알맹이보다 포장비가 더 드는 과잉 포장은 문제가 있다. 과잉 포장된 물품을 집에 가져가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나의 몫이 되고 쓰레기가 많이 배출되어 새로운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포장은 간소하게 바꾸거나 재활용하기 쉬운 상태로 제작해야 한다. 최근 신문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환경 운동가들은 연인들의 달콤한 로맨스를 부추기는 밸런타인데이를 환경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선물의 지나치게 화려한 포장이 단 하루에 엄청난 쓰레기를 만든다는 이유 때문. 화려하게 포장된 디자인에 현혹되기보다는 어떤 철학에 의해 탄생된 제품인지에 관심을 갖자.
>> 불필요한 포장, 과감히 생략하세요1 화려하게 포장된 생일 선물은 NO! 환경 운동가로 유명한 대니서는 그의 저서에서 선물 대신 자신의 이름으로 환경 단체에 기부금을 내 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2 명절이나 새해 선물이라면 정을 담은 보자기 포장은 어떨까? 다시 사용할 수 있고 매트나 깔개로 재활용도 가능한데다 기품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3 계산대에서 ‘포장은 간단히 해주세요’라거나 ‘봉투는 안 주셔도 되요’라는 말을 덧붙이자. 우리가 스스로 포장의 정도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도 쓸데없는 포장지 사용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마치 일회용품 시대 같다.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싸 주는 비닐봉지, 캔, 컵라면 용기, 종이컵, 나무젓가락, 플라스틱 용품, 일회용 기저귀, 스티로폼 등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회용품은 넘쳐난다. 하지만 일회용품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거치는 생산, 처리, 폐기 과정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해외에서 수입하는 종이 원료인 펄프를 생산하기 위해 열대림과 숲은 점점 파괴되어 사막화되고 이렇게 생산된 국내 일회용품의 쓰레기 발생량은 연간 40만 톤이다. 또 땅에 묻힌 일회용품의 분해에 소요되는 시간은 우유팩이 5년, 종이컵과 나무젓가락이 20년, 플라스틱 제품이 50~80년, 일회용 기저귀가 100년, 비닐과 스티로폼이 500년 이상.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문화는 쓸 때의 편리함만 있고 그 물건이 생산되고 폐기되는 과정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외에서 개인 수저와 컵을 가방에 넣어 다니는 일본 여행자들과 달리 한국 여행자들은 일단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리거나 종이컵부터 꺼내고 본다는 한 여행 전문가의 지적은 간편하다는 이유로 일회용품 사용이 몸에 밴 우리의 습관을 돌아보게 한다.
>> 기분 좋은 불편을 감수하세요1 일회용이 아닌 나만의 컵을 들고 다니자. 사무실에서 일할 때나 외부에서 회의하거나 특정 모임에 참가할 때, 테이크아웃 커피를 시킬 때, 가방에서 컵을 꺼내서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
2 음식 배달을 시킬 때는 나무젓가락을 가져오지 말라고 미리 주문할 것. 그래도 가져오면 돌려보내거나 그럴 수 없을 땐 잘 보관해 두었다가 꼭 필요할 때 꺼내 쓴다.
3 시장이나 마트, 슈퍼마켓에 갈 때 장바구니를 꼭 챙기자.
4 샴푸, 세제 등은 리필 용품을 사용하자.
친환경 상품, 정말 ‘친환경’일까?원료에서부터 생산, 유통, 사용, 폐기 과정에서 에너지를 덜 소비하고 오염 물질을 덜 배출하는 제품을 국가가 공인한 것이 바로 친환경 제품. 특히 건강과 유기농 식품에 대한 인식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요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값이 좀 비싸더라도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식품을 찾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열풍에 휩쓸려 무늬만 친환경인 제품도 있으므로 주의할 것. 게다가 프리미엄을 콘셉트로 가격은 훨씬 비싸면서 정작 내용물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제대로 된 친환경 상품을 구입했더라도 그것이 개인만을 위한 웰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스티로폼 재료를 줄이고 종이나 녹말과 같은 분해 가능한 재료를 포장재로 사용한 친환경 상품도 있지만, 깨끗하고 위생적인 것을 찾다 보니 오히려 친환경 식품에 비닐과 불필요한 포장지를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그렇다. 유해 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자재를 사용하고 녹지 비율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을 강조한 아파트 역시 지구 환경에 대한 고려보다는 거주 공간의 쾌적함에만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다. 어떤 상품이든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제품이 되려면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이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 나보다는 우리, 우리보다는 지구를 생각하세요1 물건을 구입하기 전 체크할 것. 어디에서 왔으며, 누가 만들었으며, 만들 때 어떤 자원을 사용하는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쓰고 버리면 나중에 어떻게 처리되는지 등을 생각하자.
2 제대로 된 친환경 상품을 구입하자. 친환경 인증과 생산지, 생산 방식을 확인하고 제품의 이름과 생산자 이름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족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친환경 농가에 대한 신뢰를 높이면서 지구를 지키는 일이다.
3 제철 국산 농산물을 구매하자. 그러면 우리 농민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입산 과일을 운송하는 데 소비되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