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수목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안방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전작 ‘나쁜남자’의 부진으로 한숨이 깊었던 SBS도 시청률의 사나이 이승기와 만인의 연인 신민아가 주연으로 활약하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



지난 주 1, 2회 방송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10% 초반 대 성적으로 안정적인 출발을 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림 속에 갇혀 있던 구미호(신민아)가 사고치고 도망친 대웅(이승기)을 이용해 그림에서 빠져나온 후 벌어지는 좌충우돌 로맨스 이야기다.



사고로 죽을 위기에 처한 대웅의 몸에 자신의 구슬을 넣어 놓은 구미호는 끈질기게 대웅을 쫓아다닌다. 그녀와의 만남이 유쾌하지 않은 대웅을 구미호를 따돌리려 갖은 방법을 동원해 보지만 결국 구슬 없이는 자신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비위맞추기에 돌입한다.



한(恨)으로 대변되던 구미호는 스타작가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펜을 통해 대중친화적인 캐릭터로 재탄생 됐다. ‘환상의 커플’, ‘마이걸’, ‘쾌걸춘향’, ‘쾌도 홍길동’, ‘미남이시네요’를 히트시키며 스타 반열에 오른 홍자매는 특유의 만화적 상상력과 유쾌함으로 안방에 편안한 웃음을 선사해왔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역시 홍자매표 웃음코드로 안방을 공략하며, 동시간대 경쟁작 ‘제빵왕 김탁구’에 제동을 걸겠다는 각오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진짜 묘미는 남녀 주인공의 엉뚱하고 유쾌한 매력, 황당한 로맨스 외에 폭소를 자아내는 조연들의 활약에 있다. 대웅의 천적이자 대웅과 미호 만남의 단서가 된 할아버지 차풍(변희봉)과 그의 올드미스 딸 차민숙(윤유선), 얼핏 주윤발 박두홍(성동일)은 드라마의 웃음을 담보로 맹활약 중이다. 특히 민숙과 두홍의 만남은 명랑만화의 한 장면처럼 황당한 스토리로 철저히 엔도르핀 생산을 담당한다.



‘구미호, 여우누이뎐’의 섬뜩한 한과 대립되며 예쁘고 사랑스러운 구미호, 통제 불능 문제아 대웅, 만화 같은 그의 가족들이 선사하는 늦여름의 아찔하고도 유쾌한 웃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주는 색다른 코드의 납량특집으로 올해 막바지 여름도 문제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