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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방언
이러다간 2012-03-02     조회 : 21529
속초방언의 위상(位相)

 

속초는 조선시대에 양양도호부(襄陽都護府) 소천면(所川面) 속초리(束草里)라는 한 동리로부터 출발하여 원래는 양양을 행정,경제,문화의 중심지로 삼는 변두리 지역이었다.그러다가 일제시대에 들어와 청초호(靑草湖)를 항구로 개발하면서 인접한 속초리가 점점커져서 1937년에는 속초면이 탄생하고 1942년에는 속초읍,1963년에는속초시로 승격하여 오늘에 이르러 이제는 양양 중심의 생활권에서 탈바꿈하여 속초가 생활의 중심권으로 자라게 되었다.이러한 속초의 연혁과 관련지어 이 지역방언의 특성은 어떠한지 살펴본다.방언(dialect)은 대개 표준어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인 서울 중심의 교양인이 쓰는 말로 인식되고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쓰는 지방말은 흔히 방언으로 인식된다.그러나 이런 인식은 편의상의 인식이지 절대적일 수는 없는 것이 언어학적 원리이다.왜냐하면 서울말을 완벽히 구사하는 사람은 스스로 서울토박이라 하여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 표준어란 이상적인 바람직한 가상의 언어이며 대략 그 표준을 우리는 서울말을 중심으로 정한다고 정하였을 뿐이다.

또한 방언학적으로는 서울말이나 부산말.제주말,속초말이 모두 대등한 가치를 지녀 방언이라 결코 비교양인이 쓰는 저열한 등급의 언어가 아닌 것이다.국어학상으로는 국어의 각 지방방언은 생생한 언어의 현장을 실감시키며 언어의 제현상을 파악할 수 있어 그 가치가 크며 옛고어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국어의 발달사 규명에 있어서 방언연구는 보조학문으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국어 방언학의 역사는 유감스럽게도 일본인 학자 소창진평(小倉進平1940,1944),하야육량(河野六郞1945)의 현장조사를 통한 자료 및 연구로 개척되었다. 그리고 국내학자로는 방종현(方鍾鉉),이숭녕(李崇寧),김형규(金亨奎),최학근(崔鶴根) 교수 등을 통한연구와 자료집이 나와 전국 규모의 방언사전인 <한국방언사전>(1978)도 나왔으며 1979년부터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방언조사가 행해져 최근에는 그 결과로 각 지방별 방언자료집이 나오고 있다. 지역방언사전으로는 <평북방언사전>,<함북방언사전>등이 사전이름으로 나왔으나 <강원방언사전>은 아직 이루어져 있지 않다.

그동안 강원도 방언은 학자들에 따라 그 위상이 달리 평가되어 왔다. 소창진평(小倉進平1940)의 경우는 경상방언, 전라방언, 함경방언, 평안방언, 경기방언, 제주도방언의 5대 방언권으로 나누는 가운데 강원방언을 황해도, 충청도, 경기도, 방언권과 함께 경기방언권으로 통합시켜 강원방언의 특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였다.그의 제자 하야육랑(河野六郞1945)의 경우도 중선(中鮮)방언, 서선(西鮮)방언, 북선(北鮮)방언, 남선(南鮮)방언, 제주도 방언의 5대 방언권으로 나누어 강원방언은 중선방언으로 소속시켜 소창(小倉)과 같은 태도였다. 그후 최학근(1958)은 국어의 방언을 북부방언권과 남부방언권으로 나누고 북부방언군으로 다루었고 그외 여러 학자들에서 강원방언은 대체로 중부방언권에 같이 소속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에서는 강원방언의 특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였다.이런 가운데 그동안 강원방언 특히 영동지역 방언에 대한 연구는 서울대 이익섭(李翊燮,강릉출신)교수나 춘천교대 김성탁(金聖鐸,강릉출신)교수 등의 지속적인 연구들에 힘입어 강원방언의 세부적 특성들이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되었다. 특히 이익섭 교수의 <영동영서의 언어분화-강원도의 언어지리학>(1981)은 영동방언형:영서방언형이 <왕겨:셋째,두레:질,누룽지:소쩽이, 회리바람:돌개바람>과 같은 식으로 뚜렷이 대비되는 사실을 근거로 강원방언이 영동방언과 영서방언으로 크게 이대별(二大別)된다는 점을 확증시켰고 강원방언의 하위 방언구획을 최초로 정밀화시키면서 특히 영동방언을 ①고성,양양권의 북단(北端)영동방언권, ②강릉권의 강릉방언권, ③삼척권의 삼척방언권, ④영월,평창,정선권의 서남영동방언권의 4대 소방언권으로 나누어  지역방언의 언어지리학적 연구에 기념비적 업적을 남겼다.

전성탁 교수도 강원도 전역에 대한 지속적 방언기술을 발표하고 있어 강원방언의 특성을 밝히는데 지속적 공헌을 하고 있다.이제 지금까지 개괄한 국어방언학의 연구사를 보건대 국어방언학은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아직도 전국적 방언지도의 작성,각 지역별 방언사전의 편찬 등은 큰 과제로 남아있고 이런 속에서 강원방언연구도 강원방언사전의 편찬은 물론 강원전역에 걸친 방언기술(方言記述)의 정밀화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이상의 개괄을 통해 볼 때 속초방언은 강원방언에서 영동 북부의 한 시지역의 방언에 불과하며 그동안 속초방언만이 단독으로 연구된 적도 없이 본 보고가 처음이 아닌가 한다.

이익섭 교수의 영동방언의 분류에서도 북단영동방언권으로 고성,양양군이라는 2개 군을 언급하여 군지역명을 내세웠기에 속초는 하위명칭에는 나타나지 않는데 이교수의 분류에서 다른 하위구역에 강릉,삼척시 처럼 시지역 명칭이 언급된 것에 비해서는 속초는 아직 방언구획상 고성, 양양군에 묻혀 그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다.이는 속초가 신흥도시로서 고성, 양양군을 포괄하는 행정,경제,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았으면서도 아직은 역사적 유래가 깊은 고도(古都)인 강릉,삼척 만큼의 위상이 실제의 인식상 자 잡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의 견해로는 과거에는 속초가 양양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었더라도 오늘날의 속초는 중요 어항이자 관광산업도시로 고성,양양을 흡수하는 중심지가 되어있고 또한 교육,교통 등의 중심이 고성,양양군에서는 속초를 중심으로 이미 이루어지고 있어 방언의 중심지는 자연히 속초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가는 것이 대세이므로 앞으로는 영동북단 방언권의 명칭은 고성,양양방언권이라는 명칭보다도 속초방언권이라는 명칭으로 불러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아울러 그동안 양양,고성방언을 묶어 다루었으나 이 두 지역은 미세한 정도이지만 주로 어휘 중심의 방언 차이도 드러나는 것으로 보여 대진,거진,간성을 중심으로 한 고성방언은 속초,양양방언과는 분리시켜야 할 것으로 믿어진다.그리되면  고성방언,속초방언이 별개의 대등한 자리 매김을 하고 양양방언은 속초방언에 흡수되는 명칭으로 부르게 될 것이다.이렇게 영동북단방언권의 친화적이고 속초·양양방언은 보다 더 중부 및 남부방언에 친화적이라는 때문에서도 앞으로 이들 방언의 차이에 대한 연구가 요청된다.

한편 영동방언은 인접한 지역방언의 요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병존방언(倂存方言,mixed lect)지역,즉 전이지역(轉移地域,transition)로서의 가치와 이 두 방언요소가 접촉하여 새로운 형태를 융합,창출하는 융합방언(融合方言,fudged lect)지역으로서의 표본적 지역으로 주목된다. 즉 영동방언은 함경방언과 같은 북부방언과 경상방언과 같은 남부방언의 중간 접촉지점으로서 언어변화의 남하세력과 북상세력이 마주치는 접촉지점인바 두 방언의 요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지역임은 물론 태백산맥의 대관령, 한계령, 진부령 등의 관문을 통해 강원 영서지방의 방언 및 서울, 경기지방과 같은 표준어권인 중부방언의 요소가 넘어와 중부방언의 간섭도 크게 받기에 중부, 북부, 남부방언이라는 삼부 방언이 접촉하는 전이지대이다. 따라서 이 세 지역의 방언의 특징이 고루 나타나는 완충지대로서 각 지역방언의 특성이 다 나타나기에 어떤 점에서는 뚜렷한 특성의 기술이 어렵기도 한 지역이라고도 하겠다.

영동방언 중에서 강릉방언은 유독 고립된 섬과도 같은 잔재지역(relic area)의 특성을 보임이 이미 이익섭 교수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가령 전국방언지역에서도 유일하게 <목말>을 <동고리>, <새총>을 <느르배기>, <곤지곤지>를 <장개장개>라는 특유어로 쓰거나 다른 지방에서는 남자를 가리키는 호칭인 <아재>가 강릉에서는 유일하게 남자가 아니 고모, 이모뻘 여자의 호칭어로 쓰는 따위 등이 그러한 예이다. 그러나 영동북부방언권인 속초·양양방언이나 고성방언은 강릉방언과 같은 잔재지역의 특성이 드러나지는 않으나 강릉방언과 마찬가지로 남부,북부방언의 접촉지대이자 한계령,진부령을 통한 영서 중,북부방언의 유입으로 인하여 북부,남부,중부방언의 접촉지대로서의 전이지대적 성격을 영동방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라 할 수 있으니 북부방언세력의 남하선과 남부방언세력의 북상선이 제일많이 부딪치는 곳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강릉방언에서보다 속초,양양방언에서 <퉁갈나무,곤지곤지,고무총,무동>등 영서방언형태가 많이 나타나고 <가데기>와 같은 함경방언의 단어가 남하하여 공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점에서도 영동북부방언은 국어방언학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고 하겠다.

끝으로 속초방언은 전국 방언 중에서도 농업,어업,상업지역이 혼재하는 소도시 방언구역으로서 세 직업방언의 상호영향의 관점에서  그리고 원래 고성,양양방언권으로 불리우던 전통적인 지역방언구역이었지만 6.25이후 신흥도시로서 인구이동의 유입을 경험하였다는 점에서 사회언어학적 연구의 가치가 큰 방언의 하나이다.특히 청호동 지역(속칭,아바이 마을)은 함경도출신 1,2세가 90%를 점하는 특수지역으로 방언학상 강릉방언과 같은 고립된 잔재지역으로서 특히 고도방언지역(孤島方言地域)이라 부를 수 있고 함경방언 연구를 위해서는 지금도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아 오고 있어 원래 부부방언의 억양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속초,양양방언에 함경도 출신의 집단주거와 이에 따른 지역사회적 영향은 방언적 관전에서도 주목된다.앞으로 이러한 사회언어학적 연구는 속초지역에서의 지역방언적 특성 이상으로 방언학계의 주목이 기대된다.

<『속초시지』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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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강원도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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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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