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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리] 집에.. 귀신이 산다..
끼클럽 2009-12-02     조회 : 18733
할머니: 저 뒤에 있던 여잔 누구여..

이대리: 으잉?? 여자라뇨? 0_0a

할머니: 저 문 앞에 서있던 여자 말여..


이대리: 아, 아무도 없는데요?

할머니: 아녀!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이대리: 에이.. 잘 못 보셨겠죠. ^^;

할머니: 얼굴을 내밀었다 넣었다 하면서 힐끗힐끗 쳐다보던디?


이대리: 할머니 정말..

할머니: 그럼 귀신이란 말이여?




이대리, 엄마: 하.. 할머니... (0_0;) (0.0;)


============================ 집에.. 귀신이 산다.. ============================












지금 살고있는 우리 집은 지은 지 30년도 넘는 꽤 오래된 연립.

얼마 전 재건축 확정이 되어 모든 가구들이 집을 비우고 떠났고 우리 집과 다른 한 집만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어 외롭게 남아 이 건물의 수위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이다.


비어있는 집들은 유리창이 모두 뜯겨져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고 컴컴한 어둠이 실내를 뒤덮

고 있는데 마치 영원히 밤만 지속되는 공간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어둠을 가로지르며 집으로 들어설 때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날 쏘아보고 있

는 듯한 느낌이 들어 왠지 오싹하다.

생각해 보라. 커다란 건물에 불빛도 없고 인기척도 안 들리고 싸늘한 바람만 휘휘~ 부는 곳을..

그리고 벽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온 사방에 금이 가있고 시멘트도 벗겨져 있어 산

속 깊은 곳에 자리한 흉가 또는 미사일 떨어진 지역의 폐허나 다름없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마 공포영화와 6.25전쟁 촬영 세트장으로 쓰면 대박일 듯.. -_-


이번엔 실내를 얘기하자면,

목재로 된 벽은 여름에 시원해서 좋은 장점이 있지만 이것 또한 왠지 으시시한 분위기를 연

출한다.

금방이라도 귀신이 기어나올 듯.. -_-;

그리고 우리 집이 1층인데 이 연립에선 우리 집만 지하실로 내려가는 어둠의 통로가 있다.

거실 한쪽에 그 통로가 있는데 그 문은 절대 열질 않는다.

문을 열면 거대한 어둠이 발 밑으로 펼쳐지면서 싸늘한 기운과 함께 꼭 뭔가가 저벅저벅 올

라오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오싹한 느낌 때문에 그 문을 아예 옷장으로 막아버린 상태다.

그래도 약간의 틈새가 있긴 한데 그건 얼마 전에 벽걸이용 거울로 막아서 문을 완전 봉쇄해

버렸다.

아무튼.. 이렇게 오싹한 분위기의 연립 안에서 내가 살고 있다는 내용이다. -_-;



대충 집에 대한 설명이 끝난 것 같으니 이제 본 내용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겠다.



어느 날, 엄마가 먼 친척 중에 촌수로 따지기 어려운 할머니 한 분을 집으로 모셔왔다.

연세가 많으신 분이었는데 하얀 백발에 꾸부덩한 허리가 꼭 귀곡산장에서 칼을 갈다 상경한

할머니의 모습처럼 왠지 섬뜩한 면이 있었다.

그런 할머니의 모습이 오싹한 집 분위기와 얼마나 잘 어울리던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_-;;


이대리: 아, 안녕하세요? ^^;

할머니: 허허.. 그려.. 그려..


가장 공포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마루바닥에 앉아 할머니와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게 되었

는데 무섭게만 느껴졌던 할머니는 대화 몇 마디로 어느새 살짝 볼을 꼬집어주고 싶을 정도로

참 귀-_-엽게만 느껴졌다.

늙으면 애가 된다는 말이 있잖은가.

아무튼.. 한참 정다운 대화의 장을 열어가고 있는데 샤워를 마치고 나오던 엄마가 할머니

드실 것 좀 내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엌과 거실을 오가며 열심히 과일, 음료수를 써빙하고 있는데..

할머니가 아까부터 문지방에 앉아 어딘가를 뚫어져라 쳐다보시고 계신 것이다.

이상하다싶어 할머니가 보는 곳을 함께 바라보았더니 그곳엔 다름 아닌.. 공포의 문 이 자리

잡고 있었다.

헛.. 저길 왜 쳐다보시는 거지.. -_-;

할머니가 갑작스레 물었다.


할머니: 저 뒤에 있던 여잔 누구여..

이대리: 으잉?? 여자라뇨? 0_0a

할머니: 저 문 앞에 서있던 여자 말여..


문 앞에... 여자?? 0_0;

갑자기 소름이 쫘악~! 온몸에 털이 쫘악~! 머리가 삐줏삐줏~!! ("。" ;)

이를 듣고있던 엄마도 나와 같은 증세를 보였는지 우린 동시에 시선을 한 번 마주쳤다가..

( ㅡ_-)++ ++(-_ㅡ )

문 쪽으로 눈알을 굴렸다. ( ㅡ_-) ( ㅡ_-) ----> 문


이대리: 아, 아무도 없는데요?

할머니: 아녀!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이대리: 에이.. 잘 못 보셨겠죠. ^^;

할머니: 아니래두! 얼굴을 내밀었다 넣었다 하면서 힐끗힐끗 쳐다보던디?

이대리: 할머니 정말..

할머니: 그럼 귀신이란 말이여?

이대리, 엄마: 하.. 할머니... (0_0;) (0.0;)


순간, 냉기가 10m/s의 속도로 휘몰아치며 분위기가 싸해졌고..

온몸에 짜릿한 기운이 들더니 내 얼굴은 금새 마이클잭슨처럼 새하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할머니: 고거 참.. 난, 이 집 딸인 줄 알았지 뭐여.

이대리: 할머니 정말 여, 여자가 저기 서 있었나 요?

할머니: 고럼 내가 거짓말을 하겠어?


닭살이 돋고 털이 스탠딩하는 이 느낌은.. -_-;;


엄마: 그럼 할머니, 방금 본 그 여자 어떻게 생겼는데요?

할머니: 글세, 자세히는 못 봤는디..
머리는 짧고..
얼굴은 예쁘장하게 생겼던디..


쿠쿵!!! 0_0+ 0_0*


할머니가 헛것을 본 거라며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이 건물의 특성상 엄마와 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할머니들이 귀신을 잘 본다는 말이 있잖은가.. -_-;;

할머니의 진지한 태도와 표정을 봐선 절대 농담 따먹기는 아닌 듯 했다.

분명 뭔가를 보신 거였다.

안 그래도 귀신이 텨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 때문에 집에 있는 게 꺼림직 했는데 귀신까지

보인다니. -_-;

그리고 하필 이 순간, 지금까지 봐왔던 모든 공포영화가 왜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나는지..

앞으로 죽었구나..

OTL




그 백발할머니가 왔다간 이후로 집 분위기는 더욱 으시시해진 듯했고 평상시와는 달리 모든

것이 예민하게 느껴졌다.


공포의 문 쪽을 바라볼 때마다 꼭 누가 서 있는 듯한 느낌,
방안에 혼자 있을 땐 누군가와 함께 있는 듯한 느낌,
머리를 감을 땐 공중에서 누가 날 내려보고 있는 듯한 느낌,
벽에 걸린 인물사진들엔 영혼이 깃 들어 모두 날 째려보는 듯한 느낌,
눈을 감으면 누가 내 앞에 서있는 듯한 느낌,
그리고 가끔 환청까지 들리는 듯 했다.


예전에 가위눌렸을 때, 귀신과 1:1 면담 한 이후로 한번만 더 귀신 마주치면 그냥 혀 깨물기로

결심한 나로서는 이러한 오싹함이 너무나 두려웠다.

어른들은 귀신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정작 무서운 건 사람이라 말하지만 난 사실 귀신이 너

무나 무섭기 때문이다.

문 안 잠그고 자는 건 그다지 무섭지 않은데 어두컴컴한 낯선 곳에서 혼자 자는 것은..

덜덜덜.. {{-_-;;}}

그런데 정말 우리 집에 할머니 말처럼 귀신이 존재하는 걸까?

만약 존재한다면 집안에 혼자 있을 때 나타나겠지??

사탄의 인형처럼... {{-_-;;}}

그렇다면 집에 있을 때 절대 혼자가 아닌 엄마와 나 이렇게 둘이 같이 있어야 한다는 소린데..

혼자 있으면 죽을 지도.. -_-;;


순간, 활짝 열어두었던 방 문이 쾅! 소리와 함께 닫혀버렸다.


이대리: 으아아악!! 엄마~!!! {{≥ω≤}}


깜짝 놀라 비명을 꽥지르는데 책상 위에 있는 인형에서 환청이 들려오는 듯...


인형: 호호호.. 혼자네.. 호호호.. 혼자네.. 호호호.. 혼자네..

이대리:덜덜덜덜.. {{≥ω≤}}


살모사 앞에서 벌벌 떠는 개구리처럼 꼼짝도 못하고 벌벌 떨어야만 했다.

곧, 내 목소리에 놀란 엄마가 문을 활짝 열며 말했다.


엄마: 왜 소리 질러? 깜짝 놀라 자빠질 뻔했잖아.

이대리: 엄마.. 방.. 방 문이..

엄마: 방 문이 뭐? 쾅! 닫혔다고?

이대리: 으... 응... {≥ω≤}

엄마: 내가 닫은 거야!
음악소리 좀 줄이던가 이거 귀청 떨어져 살겠어?

이대리: 이런.. -_-;




며칠 뒤.


엄마: 엽오세요?

이대리: 엄마 어디야?

엄마: 춘천. 왜?

이대리: 헉!! 왜 이렇게 멀리...
언제 오는데?

엄마: 밤 12시쯤은 돼야 도착하겠는데?

이대리: 아!! 그럼 나 집에 어떻게 들어가!

엄마: 열쇠 있잖아.

이대리: 집에 혼자 있으면 안 된단 말야!
겜방에서 기다릴 테니까 도착하면 전화 줘!


그렇다.

집에 혼자 있으면 무섭기에..

엄마가 늦는 날엔 밖에서 잠복하다가 엄마와 함께 집으로 들어와야만 했다.

그런데 이정도는 애교에 불과했다.

엄마가 집에 안 들어오는 날엔...

차를 끌고 시내로 나가 도로변에 세워두고 그 안에서 새우잠을 청해야만 했다.

크흐흑.. ㅠ_ㅠ



언제까지 이렇게 불편하게 생활할 순 없었다. ご_ご

빨리 이사를 가야만 했다.

그런데 재건축회사와 뭔가 마찰이 있어 이사문제가 좀 늦춰지고 있는 실정이니.. =_=;;

그렇다면 방법은 오로지 하나!!

내 친구들 중 귀신 잡는 해병대 출신인 애들을 불러서 귀신을 잡는 수밖에..

그런데 만약..

우리 집에 있는 귀신이 해병대 잡는 귀신이면 어쩌나.. -_-;;

아악!! 몰라! 몰라!! 왕짜증이야!! ≥ω≤



그나저나 할머니가 본 귀신이 정말로 정말로 우리집에 존재하는 걸까?

그렇다면.. 그 귀신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참! 엄마랑 분신사바를 해서 귀신을 불러보는 건 어떨까.


미친놈. -_-

귀신불러서 쎄쎄쎄 할 일 있나.

간덩이가 세포분열을 일으켜 아주 에어백이 됐구나. -_-


그럼...

아하~!

정말 귀신이 존재한다면 우리들 눈엔 보이지 않지만 카메라엔 찍히지 않을까?

보통 심령사진도 많이 떠돌잖아..


잽싸게 카메라를 꺼내들고 그 문을 향해 집중사격을 가했다.

그렇게 수없이 찍어댄 사진을 컴퓨터에 업로드해서 최대한 확대하여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뚫어져라 살펴봤다.

뭔가 숨어있을 것 같은 분위기지만 한참을 봐도 귀신의 존재는 보이질 않았다.

혹시나 귀신이 사진빨 안 받아서 튄걸까.. -_-;


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아하~!

아무도 없는 곳에서 밤에 멍멍 짖는 걸 보면 분명 개도 귀신을 보는 거다.

귀신은 사람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개 눈엔 보인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밖에 지나다니던 똥개를 한 마리 잡아왔다.

그리고는 녀석의 모가지를 강제로 고정시키며 그 문만 쳐다보게 했다.

헉! 이 녀석이 갑자기 짖는다.


개: 멍멍!! 으으.. 멍멍!!!


정말.. 정말 뭔가가 보이는 걸까. 0_0a

순간, 쓰레기를 버리고 들어오던 엄마가 물었다.


엄마: 뭐 하는 거야? 그 개는 뭐고?

이대리: 엄마.. 놀라지 마..
이 개가 저 문을 보고 짖고 있어.
분명 뭔가가 있긴 있나봐.

엄마: 그래??

이대리: 봐.. 지금도 짖잖아.

엄마: 강제로 모가지 비틀고 있어서 그런 거 아냐?

이대리: 아냐. 이 개의 눈동자를 봐봐.
귀! 신!
이라고 적혀있잖아.

엄마: 알았으니 일단 개부터 좀 내보내.

이대리: 엄마, 이 집 정말 이상해.
요즘 밤마다 악몽을 꾸는 것도 그렇고.
혹시 저 지하에 귀신소굴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

엄마: 또 쓸데없는 소리한다.
너가 자꾸 그러니까 이젠 엄마까지 무서워지잖아!

이대리: 이 참에 저 지하실 내려가서 살펴보고 오는 건 어떨까?
혹시 알아? 시멘트 벽 속에 생매장 당한 시체가 있을지?

엄마: 말이 되는 소리 좀 해!

이대리: 왜. 공포영화 보면 그런 경우가 참 많잖아.

엄마: 지금 영화 찍냐??

이대리: 만약에 시체 발견하면 포상금 받을지도 모르는..

엄마: 앞장 서.

이대리: -_-



후레쉬를 들고 절대 열지 않으려던 그 공포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계단 아래로 한 발씩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づ ̄ ³ ̄)づ


이대리: 밀지 좀 마!

엄마: 군에까지 갔다온 녀석이 뭐가 무섭다고 그래!
언능 내려가!

이대리: 난 근무지에서 후방경계만 해왔단 말야. 엄마가 앞장서.

엄마: 니가 애미를 호랑이 굴에 처넣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휴~ 이래서 자식새끼 키워봤자 헛고생이라니까.
담달부터 용돈을 반으로 줄이던가 해야지 원!

이대리: 내 뒤에 바짝 숨어!!


후레쉬를 앞장세워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오니 지하실에서 축축한 기운이 느껴져왔다.

그리고.. 등뒤에 느껴지는 싸늘함. {≥ω≤}

숨소리를 최대한 죽이고 실내 곳곳을 후레쉬로 비춰봤다.

(``_)(`_`)(_``) 두리번~두리번~

제 집인 냥 곳곳에 거미줄이 주렁주렁 널려 있고 바닥엔 수많은 바퀴벌레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코너를 도니 방문 같은 게 하나 보였다.

저 문을 열면 당장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끔찍한 분위기!

심장이 발작증세를 일으키긴 했지만..

용감하게 다가가 손잡이를 슬로우 동작으로 천천히 돌렸다.

그렇게 문을 반쯤 열고있는데.. 순간!!

뭔가가 내 발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었다.


이대리: 꺄아아악!!! (/▽\)


지하실이 무너질 정도의 비명을 질러댔다.


엄마: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이대리: 분명 누군가가 누워서 내 발을 손으로 잡았다 논 것 같아. {≥ω≤}

엄마: 쥐새끼 지나간 거 아냐?

이대리: 아냐. 분명, 사람의 손같았어..

엄마: 얘가 무섭게 왜그래..
기분 이상하니까 빨리 나가자.

이대리: 갑자기 발이.. 발이... 빠지질 않아.

엄마: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이대리: 이상해. 누군가 꼭 쥐고 있는 것 같아.

엄마: 대리야.. 0.0a

이대리: 엄마.. 0_0a

엄마: 시.. 신고할까?

이대리: 엄마.. 나 상관하지 말고 먼저 나가..

엄마: 그래도 자식인데..

이대리: 자식생각 들면 발 좀 치우시지. -_-

엄마: 으.. 응. 내가 밟고있었구나. 미안하구나.

이대리: 근데, 엄마.

엄마: 응? 왜.

이대리: 저기 걸린 저 액자 좀 이상하지 않아?

엄마: 뭐가.

이대리: 가구는 하나도 없는데 썰렁한 벽에 액자 하나만 달랑 걸려있잖아.

엄마: 정말 그러네..

이대리: 저 액자를 한 번 빼봐야겠어.

엄마: 너가?

이대리: 가위바위보, 묵찌빠, 하나 빼기 일, 삼육구, 끝말잇기.. 택해.

엄마: 끝말잇기로.

이대리: 귀곡산장.

엄마: 장의사.

이대리: 사람피.

엄마: 피먹는 흡혈귀.

이대리: 귀신.. 뜨앗... 0_0

엄마: 아들아.. 우리 왜 이런 단어만 나오는 거지?

이대리: 둘 다 귀.. 귀신에 홀렸나봐. (@.@)

엄마: 그만 올라가자.

이대리: 아냐. 군기교육대까지 갔다 온 내가 이렇게 내뺄 순 없어.
내가 뺄 테니까 엄마가 여기서 후레쉬만 비춰 줘.

엄마: 그래. 그렇게 하자..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엄마의 엄호를 받으며 살금살금 액자 쪽으로 다가갔다.

o( ̄ ̄ㆀ­o) ~~ 살금.. 살금..

그리고 양손을 뻗어 액자의 양끝을 잡고서 살며시 들어내는데..


이대리: 꺄아아악!!!! _(≥∇≤)ノミ

엄마: 또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이대리: 벽에.. 벽에..

엄마: 벽에 뭐??

이대리: 금이 가 있어.

엄마: 확그냥! 그러니까 재건축하지. *--++

이대리: 아무래도 이 벽이 수상하지 않아?
혹시 벽을 뚫고 시체를 묻어서 이렇게 금이 가있는 거 아닐까?

엄마: 헛소리 작작하고 빨리 나와라. 슬슬 짜증난다. *--+

이대리: -_-;;



알지 못할 안도감과 공포와 아쉬움을 느끼며 별 소득없이 거실로 향하는 계단 앞에 섰다.

그리고 어둠에 잠긴 높은 계단을 바라보며..


이대리: 이번에도 내가 앞장 설게. 후레쉬 줘.

엄마: 아냐. 이번엔 엄마가 앞장 서서 올라갈게.
아들을 두 번 죽일 순 없어.


-_-++



다들 알 거다..

한 밤중에 산에서 친구들과 내려올 때 제일 뒤에 걷는 이의 오싹함을..

지금도 그와 같은 상황이다.



이대리: 엄마. 저 계단 위에서 뭔가가 우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남자인 내가 앞장 서볼게.

엄마: 내 눈엔 넌 아직도 젖비린내나는 애기에 불과해.
엄마가 널 지켜줄테니 뒤에 서.

이대리: 아냐. 내가 이만큼 컸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각오는 돼있어. -_-

엄마: 호적에 잉크말랐다고 다 큰게 아니란 말야.
엄마 젖에 아직도 너의 아밀라아제가 끈적끈적한데 어떻게 널 앞장 세우겠니.

-_-;


결국 말싸움에 져서..

이번에도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하지만.. 나 혼자 무서울 순 없지..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공포의 노래를 불러줬다.



이대리: 저승사자가 검은 마차를 타고 2층으로 내려옵니다~

엄마: 조용히 못해?

이대리: 저승사자가 검은 마차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옵니다~

엄마: 이게 증말.. 오싹해 죽겠는데..

이대리: 저승사자가 검은 마차를 타고 지하로 내려옵니다~

엄마: 야!!


뒤돌은 엄마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대리: 헉! 저승사자가 엄마 뒤에.. 0_0

엄마: 있긴 뭐가 있어.. 개뿔이!


그러면서 다시 등을 돌리는 엄마.

"끼야아악!!!"


비명을 지르며 졸도할 뻔 하는데..

쓰러지는 엄마를 뒤에서 받쳐준 나도 뭔가에 깜짝놀라 비명횡사 할 뻔했다.


이대리: 으악!! @_@
귀!! 귀신이야!!!


후레쉬 불빛 앞에 우두커니 서있는 뚜렷한 사람의 형체.


엄마: 누.. 누구야..

이대리: 누.. 누구신지요... (☆_☆a)

사람: 윗집에서 왔어요. 차 좀 빼달라구요.


이런.. -_-;;


엄마: 그걸 전화로 하지! 왜 남의 집까지 쳐들어와요!!
심장 멈출 뻔했잖아요! s(ㅡ^ㅡ)z

이대리: 아! 간 떨어질 뻔했잖아요!! s( ̄へ ̄ㆀ)/

아저씨: 급해죽겠는데 전화를 받아야 말이죠!
빨리 차나 빼요!!




휴......... ....................................................................
..............................................................................우~



( ̄ ̄ㆀ­)





귀신의 정체를 밝히는데는 결국 실패했고 미스테리로 남은 귀신의 존재여주로 인해

계속해서 하루하루를 공포에 쪄들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대리: 엄마, 나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한 이 집에서 더 이상 못 살겠어.
당장이라도 이사가든지 무당을 불러 귀신을 쫓아내든지 FBI에 수사의뢰를 하든지 하자.

엄마: 돈은?

이대리: 내 저금통이라도 털게.

엄마: 10cm이상 쌓이지 않는 저금통?
그걸로 이삿짐 싸는 박스라도 살 수 있냐?

이대리: 에이, 그럼 그 할머니 한 번만 더 모셔와 봐.

엄마: 어쩌려고.

이대리: 그 할머니가 이번에도 귀신을 보게 되면 그 땐 정말 이곳에서 나가는 거야.

엄마: 그래서 어디가려고?

이대리: 어딜 가든 가야지. 이러다가 정말 미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엄마: 할머니 모셔오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이대리: 내일 꼭 모시고 와야 돼. 알았지?





다음날.

그 백발의 할머니가 다시 우리 집을 오시게 되었고 저번에 앉아 계셨던 똑같은 위치에

할머니를 앉히고는 부탁을 했다.


이대리: 할머니, 저번에 봤던 귀신 기억나시죠?

할머니: 뚜렷하진 않다만.. 어렴풋이 기억은 나.

이대리: 그럼 오늘도 그 귀신이 나오는지 좀 봐주시겠어요?
만약 귀신이 나오면 사진을 찍어야 하니까 바로 외쳐주세요.

할머니: 그려.. 뭐 어려운 일도 아니고..


엄마와 나는 침을 꿀꺽 삼켜가며 할머니 옆에 앉아서 그 문만 바라보았고 즉시라도 사진을

찍을 수 있게끔 카메라 버튼 위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할머니: 이상허네. 오늘은 그 여자가 보이질 않어.

이대리: 귀신이 잠깐 볼일 보러 갔을 수도 있는 거니까 좀만 더 봐주세요.

할머니: 그려. 알았어..

엄마: 괜히 할머니 고생시키는 거 아닌가 몰라.

이대리: 할머니 힘드세요?

할머니: 힘들긴.. 가만히 앉아있는데 편하지.

이대리: 음료수 좀 갔다 드릴까요?

할머니: 그냥 물이나 한 잔 줘.


엄마에게 카메라를 넘기고 부엌으로 향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고 싱크대에서 컵을 꺼내고 있는데..

할머니가 소리치시는 것이다.


할머니: 엇.. 보인다! 보여!!


후다다닥 뛰어와 잽싸게 할머니 옆에 앉았다. ┏(ㆀㅡ,.ㅡ)┛


이대리: 어디요?? 어디??? o(⊙⊙)o

할머니: 방금 보였는데 또 사라졌네...

이대리: 예? 사라졌다구요?? 0_0a


할머니 옆에있던 엄마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꼭 뭔가를 본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대리: 엄마! 엄마도 봤어??

엄마: 잠깐 따라와봐.


내 손을 잡더니 급하게 안방으로 끌고가는 엄마다.


이대리: 왜그래. 그 표정은 뭐야?
정말 뭐라도 본 거야?

엄마: 으.. 응.. 보기야 봤지.

이대리: 그럼.. 정말 우리집에 귀신이.. 으.. 소름끼쳐... {≥ω≤}

엄마: 근데..

이대리: 아무 말도 하지마!! 나 오늘 당장 짐 싸서 형네 집으로 갈래!

엄마: 엄마 말 들어봐.
할머니가 본 그 귀신이 말야..

이대리: 듣기 싫대두!!

엄마: 들어봐! 이 새꺄!!!

이대리: 엄마.. 0_0;
도대체 뭘 봤기에..

엄마: 할머니가 본 귀신은..

이대리: 꿀꺽.. (≥ω≤)

엄마: 바로...
바로 너였어..

이대리: 꺄아아악!! 그럼 내가! 내가 귀신이란 말야!!
내가 엄마한테 식스센스 괜히 보여줬구나! 으.. 미쳐!!
사랑스런 아들을 죽이려 하다니 말야!!

엄마: 누가 너 죽었대?

이대리: 그럼. 뭐야.
난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데 귀신이 왜 나냐구??

엄마: 답답한 녀석. 따라나와봐.


엄마가 날 할머니 옆에 다시 앉히더니 부엌으로 향하며 말했다.


엄마: 할머니 이번에도 귀신 보면 소리쳐주세요.

할머니: 응, 그려.


엄마는 부엌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이유 없이 왔다갔다하며 이상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런데, 순간 할머니가 소리치는 것이다.


할머니: 엇... 귀.. 귀신이여..


난 재빨리 고개를 돌려 할머니와 시선을 같이 했다.

그런데...

귀신은커녕 거울에 비친 엄마의 모습밖에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이대리: 할머니, 귀신이 어딨죠?

할머니: 저.. 저기.. 검정색 바지 입은 여자 보이잖어.



검정색 바지라..

으잉?

엄마가 입고있는 바지잖아..

이게 어떻게 된거야..

혹시???

할머니께 다시 물었다.



이대리: 그럼 상의는 뭘 입고 있나요?

할머니: 글씨.. 저기 무슨 색이지? 뻘건색 같기두 헌데...


엄마..

분홍색 티 입고있다. -_-

그렇다면.. 할머니과 지금까지 봐 온 귀신은..




엄마가 날 조용히 불렀다.



엄마: 이것아. 이제야 감잡았니??

이대리: 후....
그럼 저번에 할머니가 본 여자 귀신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었던 거야?

엄마: 할머니가 시력이 좀 안 좋으시잖아.

이대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 허무한 반전.. ㅠ_ㅠ

엄마: 그래도 다행이지.
이렇게 의문점이 해결됐으니까 말야.

이대리: 다행은 다행인데..
그동안 생쇼한 거 생각하면..
아.. 분해라..

엄마: 이그.. 이 참에 할머니 안경이나 하나 맞춰드려야겠다.

이대리: 으흐흐.. 훌쩍.. 훌쩍.. (∏へ∏ )



그동안 내가 공포에 떨어야했던 대상이 바로 나였다니.

할머니가 본 그 귀신이 바로 나였다니.

내가 날 무서워해서 집 밖에서 방황하고 공포에 떨며 살아야 했다니..

이런 바보 멍청이 해삼 멍게 똥꼬같은 놈.. (づ_ど)



한없이 허무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쯤에서 사건이 종결됐으니 다행이다.

만약 이번에도 눈치채지 못했더라면..

아마 평생동안 난 귀신의 존재를 믿으며 공포에 떨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_-

으.. 생각만해도 끔찍하구나. [≥ω≤]


그동안 긴장했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할머니에게 마지막으로..

한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이대리: 할머니..

할머니: 으.. 응? 말혀.

이대리: 방금 전에 보였던 귀신 말고 아까 전에 보였던 남자 귀신 기억나세요?

할머니: 물론이지. 이번엔 아주 지대루 봤어.

이대리: 그 귀신 혹시 어떻게 생겼나요?

할머니: 나 원.. 살다살다 또 그런 귀신은 첨 보네..
고급 부페 집에서 먹다 죽었나..

이대리: 왜.. 왜요?? 0_0a

할머니: 글씨말야! 얼굴이!!

이대리: 얼굴이.. (ㅡ.ㅡ )3 )) (집중! 집중!!)

할머니: 아주 예술이여~ 예술!
완전 꽃미남 뺨때리고도 남겠는걸!





이럴 수가... ( -o- )







시력 캡빵 좋으시잖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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