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들이 어느날 특공대를 소집했다.
콘돔이라는 질긴 억압의 사슬을 뚫고 나가
기어코 인간이 되자고
특공대들은 굳은 결심을 했다.
그리고 수많은 모의훈련을 거쳐
24시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저녁 10시께 대뇌로부터 긴급히
수신된 정보를 받았다.
"삐삐삐…현재 남녀가 한몸이 됐음.
잠시 뒤 결정적 순간에 도달할 것임."
대장 정자는 특공대를 급히 소집했다.
남자가 조루증세가 있어
30초를 못 넘기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기대했던 순간이 도래했다.
"부대 돌격 앞으로!"
정자들은 힘찬 함성과 함께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제일 앞장 서서 달려나가던 대장 정자가
갑자기 기겁을 하면서 소리쳤다.
"후퇴하라! 후퇴! 방금 콘돔을 씌웠다."
정자들은 실의에 빠졌다.
처음 전투에서 특공대의 반을 잃었기 때문이다.
대장 정자는 남은 특공대를 불러놓고 힘찬 연설을 했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기어코 여성의 몸에 침투해 힘차게 깃발을 꽂을 것이다."
정자들의 사기를 한껏 고양시키고 있는데
대뇌에서 긴급 전문이 날아들었다.
"긴급 보고! 주인이 흥분상태에 빠져들었음.
곧 폭발할 것으로 보임.
현재 시간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음.
최상의 기회로 사료됨. 이상!"
전문을 받아든 대장의 두 손이 파르르 떨렸다.
마침내 대반격의 기회가 온 것이다.
대장 정자는 꼬리를 하늘 높이 세우며 외쳤다.
"기회는 지금이다. 나를 따르라!"
정자들은 질풍같이 달렸다.
첩보원의 보고는 정확했다.
곧 폭발했으며 정자들의 영원한 적인
콘돔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여자 몸속에 무혈입성했다.
대장 정자는 기쁨에 젖어 사방을 둘러보았다.
깜깜한 동굴 속이 눈에 익는 순간,
대장 정자는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더니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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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속았다! 목구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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