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단층의 단독주택입니다.
현관문을 열면 방 두개와 화장실이 세로방향으로 나란히 있는 그런구조이죠.
쉽게말해 'ㄱ'자모양. 나가고 들어오는 문은 현관하나뿐.
아무튼 스무살 무렵이었을 겁니다.
방이 두개니깐 친척들이 오면 제 방을 친척들에게 내어주고, 외박을 하지않는 이상은 전 부모님 방에서 잠을 자곤 했습니다.
사건(?)이 있던 그날은 고모네 일가가 내려왔던 날이었습니다. 역시 방은 내어주고..-_-;;;
원체도 예민해서 잠을 잘 못자는 저이지만 그날따라 정말 잠을 도통 이룰 수가 없더군요.
아버지 코골던 소리때문일지도.. -_-;;; ㅎㅎㅎ
11시쯤.. 자려고 불을 껐지만 새벽 3시가 다되어가는 동안 잠은 오지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코만대면 잠드는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여하튼 잠을 못이루는 제 자신을 무척 원망하고 있을때쯤 갑자기 방문고리가 덜컹입디다.
(평소엔 방문을 잠궈놓지 않지만 그날은 걸어두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릅니다.)
누가 일부러 세게 열려는 것처럼... 한 세번을 그러더니 발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납니다.
화장실쪽으로 뚜벅뚜벅.. 발걸음을 멈추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는 화장실 문 여는 소리도 안들리고 잠잠해집디다.
저는 덜컹이는 문 소리에 너무 놀라서 방문열고 확인할 엄두도 못냈습니다.
분명 현관문 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밤잠을 못자면 신경이 예민해져서 바깥의 소리가 다 들리게 되죠.
서두에도 말했듯이 나가는 문은 현관밖에 없습니다. 화장실쪽은 벽으로 막혀있고..
그 나이에도 너무 무서워서, 잠깐 고민은 했지만 자고있는 엄마를 깨웠습니다.
으례히 그렇겠지만 방문을 열었을 땐 그 누구도 없었고 현관문도 굳게 닫힌 상태였습니다.
누군가 다시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면 제가 그 소리를 못 들었을리도 없거니와 화장실쪽에서 현관쪽으로 가는 발소리도 없었습니다.
그날은 정말 너무 놀래서 결국 날을 새우고 아침해 뜨는걸 보면서 겨우 잠들었습니다.
만약 그날도 평소처럼 방문을 안 잠궜다면 전 과연 무엇을 보았을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