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 것도 가지지 말고 가벼운 걸음으로 오세요무거운 마음을 둘 곳이 없다면
 가지고 오셔도 좋습니다.
 
 값비싼 차는 없지만 인생처럼 쓰디쓴,
 그러나 그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향기를 가진 커피를 드리겠어요.
 
 어쩌면 숭늉 같은 커피일지도 모릅니다.
 탈 줄도 모르는 커피지만,
 마음으로 타기에……
 맛이 없어도 향기만은 으뜸이랍니다.
 
 허름한 차림으로 오셔도 좋아요.
 어차피 인생이란 산뜻한 양복처럼 세련된 생활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벙거지에 다 헤어진 옷이라 해도
 그대가 마실 커피는 있답니다.
 
 나는 그대의 피로를 풀어 줄
 향기 있는 커피만 타드리겠어요.
 맛있는 커피나 차가 생각나시면
 안 오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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