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가 아니듯 나 또한 네가 될 수 없기에 너의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너의 전부를 알지 못한다고 노여워 않기를... 단지 침묵 속에서도 어색하지 않고 마주잡는 손짓만으로 스쳐가는 눈길만으로 대화할 수 있으며 행복하기를... 기쁨을 같이 나누어도 아깝지 않고 슬픔을 함께 하여도 미워하지 않으며 멀리 있다 하여도 한동안 보지 못한다 하여도 네가 나를 잊지 않을까 걱정되지 않으며 나 또한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또렷해져 내 맘 속에 항상 머물기를... 어느날, 나의 단점이 발견되었다고 나의 인격을 무시하지 않으며 내가 성인 군자 같은 말만하고 행동하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늘 미소만 띄우며 옳다고만 해 주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다만, 내가 외로울 때 누군가를 원할 때 단지 내가 혼자였다는 이유로, 귀찮아하지 않고 내 곁에 다가올 수 있기를... 내게 비워져 있는 마음 한 구석에 네가 들어오고 네 비워져 있는 마음 한 구석에 내가 들어가고 가끔 질투는 할지 모르나 미워하지 않기를... 그리고 네가 사랑에 빠졌다고 하여 내게 향한 우정이 변치 않기를... 나 또한 축복할 수 있기를... 세상이 너무 험하기에 수많은 고통과 상처 속에서 몇 날 밤을 지새울지 모르나 너로 인하여 그 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기를... 너로 인하여 내가 존재하고 나를 통해 너를 확인할 수 있기를... 먼 훗날 우리가 죽음 앞에 서더라도 너와의 만남을 가장 행복해하며 너를 위해 기도할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