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로그인   |   회원가입   |   고객센터
커뮤니티 핫이슈 유머 영화드라마 꿀팁 맛집 인기영상 뷰티패션 Hot 포인트
공지 [필독]회원등급 확인 및 기준, 등급조정 신청 방법 안내
글쓰기 이전 다음 목록
그 놈이 무엇인고
아린아린이 2020-01-31     조회 : 233

수덕사에 들어와 만공스님을 처음 친견한 것은 예순여섯 해 전 겨울.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고개를 드니 다짜고짜 주장자로 한 대 때리는 것이었다. ˝아야야˝ 소리를 지르자 스님께서 ˝무엇이 아프냐?˝고 물으셨다. ˝스님께서 때리셨으니 머리가 아프지요.˝ 그러자 다시 한 번 주장자가 날아왔고, 스님께선 또 물으셨다. ˝아픈 놈이 무엇인고?˝

그날 밤 스님께서 나를 불러 진지하게 다시 물으셨다.

˝아까 내가 주장자로 때렸을 때 어디가 아팠는가?˝ ˝머리가 아팠습니다.˝

˝참 이상하구나. 아픈 곳은 머리인데 어째서 입이 소리를 질렀을까?˝

그러고 보니 정말 이상했다.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매 맞지 않고 아프지도 않은 입을 시켜 소리를 내게 한 놈이 어떤 놈인지 생각해 보아라.˝

그 뒤부터 부엌에서 군불을 지필 때도, 법당을 청소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오직 그 생각뿐이었다. 스님께선 나를 볼 때마다 주장자로 내 머리를 탁탁 내리치며,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아우성치는 그 놈, 집에 두고 온 어머니가 보고 싶은 그 놈, 그 놈이 무엇인지 애쓰게 하는 그 놈을 찾아보아라. 네가 찾고 있는 그 놈이 어떤 놈인지 제대로 알아야 그 놈 농간에 넘어가지 않는 법이다.˝

밥을 하고 찬을 만들며 이곳저곳을 오가는 사이 덕숭산 자락이 붉게 물들고, 그 놈이 무언지 알아갈 즈음 스님께서 부르셨다. 내가 그 놈은 바로 ˝마음˝인 것 같다고 했더니 스님께선 ˝마음이란 놈은 어디 있냐?˝고 물으셨다. 그것이 문제였다. 분명히 있기는 한데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것. 또 다시 주장자가 어깨 위로 떨어지고 한참 너털웃음을 짓던 스님께서 ˝서른 먹은 중보다 네가 공부를 잘했구나˝ 하시는 것이었다. 

1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이전 다음 목록
댓글쓰기

등 록
최신순 추천순
삭제 수정 글쓰기
조회수 많은 글 댓글 많은 글
· 쇼핑의 답 hago 기획전 ..(0)
· 권은비 SJYP옷 손민수했어..(1)
· SJYP 10주년 기획전 하..(1)
· 【추천공모전】2024 통일공..(0)
· 【추천공모전】 2024 강콘..(0)
· 【추천공모전】 제9회 미디어..(0)
· 5G통신망 평생요금제 최저가..(0)
커뮤니티
· 핫이슈 · 핫딜
· 좋은글 · 자유토크
· 인스타툰 · 유머
· 웹툰/짤방 · 요리레시피
· 영화/드라마 · 연애토크
· 여행이야기 · 뷰티/패션
· 보험 · 맛집
· 댕냥이 · 다이어트
· 꿀팁 · 결혼/육아
· 건강기능식품
인기영상
· 헬스홈쇼핑 · 해외반응
· 핫이슈 · 음악감상
· 유머 · 영화/드라마
· 스포츠 · 꿀팁
이벤트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