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너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라고 묻는 일이다.
너 여기서 무얼 할거니
너 언제 움직일 거니,
너 이제 어디로 갈 거니
너 어떻게 돌아갈 거니 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한 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 일이다.
즐거움도 우울함도 놀라움도
온전히 나 혼자 끌어안는 일이다.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고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것.
그것이 혼자 여행을 간다는 것이다.
황경신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김종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