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을 굽는 것처럼
어느 날 높은 관리가 노자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하지만 노자는 귀찮다는 듯 입을 다물고 말이 없었다. 그러자 관리는 어떻게든 그의 환심을 사 볼 요량으로 온갖 귀한 음식을 차려 놓고 그에게 들기를 청했다. 노자가 차려진 음식을 흘끗 둘러보고는 젓가락을 들더니 생선 접시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입을 떼었다.
“난 이렇게 크기만 한 생선은 싫어하오. 날 제대로 대접하려거든 작고 맛있는 생선을 구워 와 보시오.”
관리는 부리나케 하인을 시켜 작은 생선을 구워 왔다. 그런데 서둘러서 그런지 작은 생선은 살점이 조금씩 떨어져나가서 모양이 일그러져 있었다. 노자는 다른 음식 그릇은 한쪽으로 밀쳐 두고 따로 생선 접시 두 개만을 나란히 놓았다. 그리고는 관리에게 물었다.
“자, 잘 보시오. 이렇게 많은 음식을 두고도 왜 내가 다시 작은 생선을 구워 오라 했는지 알겠소?”
“저….” 관리는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사람을 다스리는 것이든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든 모두 이 작은 생선을 굽는 것처럼 해야 하오.”
“아이쿠, 저는 아직도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좀 쉽게 설명을 해 주시지요.”
“조그만 생선을 구우면서 젓가락으로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하다 보면 가뜩이나 작은 살점이 떨어져서 결국엔 먹을 게 별로 남지 않는다네. 그러니 수선 피우지 말고 조심조심 구우라는 말이지. 내 말 알아들었으면 이번엔 자네가 직접 부엌에 가서 작은 생선을 구워 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