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내린 자리
커다란 나무에 빗방울 떨어지면 초록 이파리 흔들흔들 바람의 벗이 되고 방울방울 빗물이 고인 자리에 하늘 저편에 두고온 그리움이 자리를 잡습니다.
풀잎 위에 빗방울이 흐느끼면 마른 땅 촉촉이 적시는 사랑스런 눈물이 되고 들꽃이 부르는 소리에 내 임의 목소리 대답인 듯 빗방울 소리는 점점 커져만 갑니다.
돌고 도는 인생살이 뭐가 그리 바쁘겠습니까? 한참을 돌다 보면 언제나 제자리인 것을
따라가지 않아도 쫓아가지 않아도 당신의 그리움이 바로 나임을 알고 있는데 빗방울이 내린 자리에 나이테 그려 놓고 한평생 같이 갈 당신을 향한 그리움은 빗물에 말끔히 씻어내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