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길’ 또는 ‘한 길’에서 ‘길’은 물건의 높이나 길이, 깊이 등을 어림잡는 데 쓰였던 단위예요. ‘한 길’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의 키 정도되는 길이예요. 그러니까 ‘열 길 물속’이라고 하면 물의 깊이가 사람 키의 열 배만큼 깊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물은 아무리 깊어도 그 깊이를 알 수 있어요. 줄에다가 돌멩이를 묶어서 던져 보거나 특수한 기계를 이용해 조사해 볼 수 있거든요. 하지만 무슨 수를 써도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알기 힘들죠.
이 속담은 아무리 깊은 물이라도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알아내기가 힘들다는 뜻이에요. 사람의 마음 속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헤아리기가 힘들거든요. 게다가 하루에도 열두 번 바뀌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고 하잖아요. 시험 문제나 수수께끼의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맞히는 게 더 어려운 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