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엽 -빗새 - 
 언제나 청춘일 줄 알았더냐.
 그 한 몸 썩어버리면
 쓰레기 되어버리는 걸
 한 때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달래고
 한 때는 많은 시인의 시를 쓰게 했지만
 네 모습도 시간이 가면
 이렇게 하얗게 바스러져
 한줌 쓰레기가 되는 걸왜 몰랐더냐.
 
 달이 차면 기울고
 사랑도 차면 미움이 되는 걸
 낙엽은 가을에야 그 운치가 있는 것이지
 겨울 되면 미화원의 골칫거리만 되는 걸
 그때는 왜 몰랐더냐.
 사랑도 연민으로 남아있을 때
 비로소 사랑인 거지
 내 가슴을 떠난 연민은
 번민으로 남는다는 걸 왜 몰랐더냐.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리움이
 가슴에서 지워지던 날
 
 이렇게 아플 줄
 왜 몰랐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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