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이
-조병화-
한 노인이옛날 파란시절 살다간 바닷가를 다시 찾아와서
따뜻한 우유 한 잔을 청해 놓고한적한 찻집에서그 시절의 바다 소리를 듣고 있다무엇을 그렇게 바삐 살았을까,노인은 생각에 젖으면서
한 점 덧없는 꿈이었지, 하며파이프를 깊이 문다옛날은 시간에 묻혀 말이 없고바다 소리만 거세게 물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