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옷 입고 -문정희-
새해에는 새옷 하나 지어 입을까 보다 하늘에서 목욕 나온 선녀들처럼
헌옷은 훌훌 벗어버리고 가쁜한 알몸 위에 새옷 하나 갈아 입을까 보다 내가 사는 숲속에는 가시가 많아 그 가시에 찢기어 상처 많은 옷 흔해빠진 고독 이제는 훌훌 벗어버리고 새해에는 새옷 입고 새로 사랑할까 보다 가만히 있어도 하늘이 가득 차오르는 우물같은 사람 하나 만날까 보다 누가 와서 훔쳐가도 흠 하나 없는 마알간 미소 마시면 등골까지 시원해지는 새해에는 그런 우물 하나 마음 속에 키울까 보다 새옷 입고 거기 서서 물이나 길을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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