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결혼한지 만 20년이 되었습니다.
철썩같이 믿었던 남편의 신뢰가 깨진것은 작년 3월이었습니다.
저녁늦게 집에와서 남편이 무심코 내려놓은 대형마트영수증에
모자를 산 내역이 있었고 적립포인터카드명에 여자명의가 찍혀 있더군요.
영수증에 대한 말을 하지 않고 남편을 쭉 지켜 보았습니다.
목요일이나 금요일이면 한번씩 늦게 들어오는 일이 반복되더군요.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이여자 누구냐고 물었죠.
남편 왈 초등학교 친구인데 딸 모자가 필요해서 같이 가서 사주었다고 하더군요.
초등학교 친구는 이혼하고 딸과 둘만 살고 있죠.
저에겐 화이트데이라고 한번도 사주지 않던 사탕을
그 여자에게 사 준 것도 있더군요.
너무나 기가 막히고 배신감이 들어 남편에게 말했죠.
"나 그여자 기분 나쁘니까 만나지 마라고"
남편 왈 "당신이 만나지 마라면 안 만날께"
전 당연히 그 말을 믿었죠.
그러나 남편은 날 속여가며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더군요.
그 여자는 남편에게 노래방에 데려가 달라, 일찍 만나면 나랑 놀아 줄거야, 생일때 향수를 사 달라는 등등으로 문자를 보내더군요.
더 이상 두고 볼수가 없어 그 여자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당신때문에 남편이 나에게 거짓말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당신도 가정을 가져 봤으니까 누구보다도 가정의 소중함을 잘 알거라고
더 이상 남편에게 문자 보내지 마라고 하니까
그여자 답장이 다시는 남편을 안 만나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 말은 다 거짓이었습니다.
남편은 그 여자와 몰래 전화도 하고 문자도 주고 받으면서
만나기도 했죠.
그리고 그 여자 생일때 백화점에 가서 15만원이 되는 비싼 향수도 사 주었더군요.
뭣때문에 만나냐고 남편에게 따지니까 둘째애 학원때문에 물어볼게 있어서
그렇다는군요.
그여자 딸이 외고 다니는데 공부를 잘해서 학원도 물어보고 정보도 얻는다고...
그리고 향수는 얘기하다 보니까 생일선물 얘기가 나왔는데 어쩌다 보니까 생일선물을 사 준다고 약속을 해 버려서 사주게 되었다고.
이 말이 이해가 되는가요?
남자 자존심 때문에 1~2만원 하는 것도 아닌 비싼 향수를 사 준다는 것이.
초등학교때 좋아했던 여자가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으니까
안쓰러운 맘과 옛정이 생각났는지 남편은 쉽게 그 여자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한달에 두번정도 만나는 것 같고 수시로 전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남편에겐 또 다른 2명의 여자도 있습니다.
한명은 같은 초등학교 여학생이었죠.
음식점을 하는 여자친구가 작년 하반기엔가 전화를 해서
만나더니 점점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고 문자와 전화를 주고 받는 횟수도 늘어납니다.
올 5월에 일도 있고 동창 만날일이 있다고 서울 간다더니 그 여자친구와 같이
갔는가 봅니다.
서울 갔다온 이후로 그 여자는 더 적극적으로 남편에게 문자를 보내더군요.
난 부드러운 당신이 좋아요. 방자전 보려가자 그대와 같이. 발리로 놀려 가자 등등으로
이런 문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친구에게 그대 또는 당신이라는 표현을 쓰는가요?
남편은 그냥 친구라고 하지만 그여자는 남편을 친구로 생각하는게 아니라 이성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은 내가 이야기 하면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이런 문자가 오는데도 제가 예민한건가요?
또 한명은 같은 회사에 다니는 여직원이죠.
오래전에 같이 근무했던 여직원인데 그 여직원을 만나는 날엔 직장상사를 만난다고 둘러대면서 늦게 들어오곤 합니다.
술도 못 마시는 남편이 소주방에 갔다오는 거죠.
남편은 그 여직원과 같이 해외여행까지 갈려고 계획까지 했죠.
물론 둘만이 아닌 여러명의 동행자가 있었지만.
항공권 예매까지 한 걸 확인하고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딱 잘라떼면서 취소해 버렸더군요.
한달에 세명의 여자를 번갈아 가면서 만나고 있습니다.
요즘엔 남편과 거의 말을 안 하고 생활합니다.
왜 거짓말을 하냐고 남편에게 따지면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라
당신이 자꾸 예민하게 받아들이니까 말을 안 하는 거다 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남편의 배신감때문에 더 이상 남편을 신뢰할 수 가 없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요?
모든걸 정리하고 싶지만 아이들이 있으니까 쉽게 결정할 수가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