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살게 될줄 몰랐습니다.
저는 삼심대 후반이고, 남편은 사십대 초반
저희는 같은 대학을 다녔어요.
학교 다닐땐 그냥 그랬는데 나이들고 다시 만나서 연애하다가 결혼했습니다.
딸 하나가 있고, 결혼을 늦게 해서 아직 취학전입니다.
처음 연애할 때 남편이 프리랜서일을 한다고 했어요. 방송쪽일이요.
근데 결혼하고 보니 그게 거짓말이더군요.
사실은 직업을 가져본적이 없었어요.
그만 살까 하던차에 아이가 생겼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그땐 지울까 어쩔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친정엄마가 종교가 있으셔서 차마 지울수는 없고 이혼하는 것도 쉽지 않았죠.
물론 아이가 생기기전에 혼인신고도 안했었지만요.
남들이 아이 생기면 달라진다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좋은 쪽으로 생각했죠. 아이가 생기면 달라질거라고...
저는 결혼하고도 직장을 다녔어요. 병원에서 노산이라 위험하다고하길래 임신3개월째 직장을 그만 두었어요. 그때까지도 남편은 집에서 놀았구요.
직장 그만두고 집에서 쉬었는데 남편은 취직할 생각 안하더군요. 하루는 시어머니가 불러서 갔더니( 참고로 그땐 시댁과 5분 거리에 살았음)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제핑계를 대면서 차를 사달라고 했다면서 차사라고 돈을 주었대요. 남편이 제가 배불러서 버스타고 병원다니니까 위험하다고 그렇게 다니게 하면 안될것 같다하면서 차 사달라고 했대요
제가 남편이 돈벌어서 차량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저흰 차사기로 했다고 주지 마시지 그랬냐고 했더니 시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 태어날 아기 생각해서 준 거니까 그리 알아라" 하시더라구여.
어이가 없었죠.
임신했을 때 남편은 한번도 병원비를 낸 적이 없어요. 초기검진비 들어가는거 , 매번 내는 병원비 그런거 다 제가 직장 다니면서 벌어 둔 걸로 해결했죠. 시어머니가 한번인가 병원에 같이 가셨을 때 병원비 내 주신적 있었구요. 임신해서 직장 그만두고 집에서 쉬는데 관리비며 생활비면 다 제가 벌어 둔 걸로 해결했죠. 그 와중에 시어머니는 저 몰래 남편에게 용돈을 주셨더군요. 난 생활비가 없어서 친정엄마한테 돈을 빌리는데 시어머니는 남편게게 용돈을 주신거죠.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남편은 직장을 구하지 않앗어요. 놀았죠. 친정엄마가 산후조리 해 주러 오셨는데도 작은방에서 아침 열시까지 자고 차려주는 밥도 안 먹고, 시댁에 가서 자기엄마한테 밥달라 하고, 시누이는 아가 보고 싶다고는 시댁에 와서 일주일도 안된 애기 재우느라 온갖 고생 다해서 재워두면 자기네 아들 둘씩이나 우리집에 보내서 뛰고 구르고 자는애 홀랑 깨워놓고, 현관문 쾅쾅 닫고 들어오고 갓난애는 놀라서 경기하고....
백일도 안된 애기 재우느라 젖물리고 재우는데, 친정오면서 밥해 놓으라고 도착 삼십분전에 전화하고, 내가 애 재우느라 밥통 눌르는거 좀 늦게 눌러서 자기네 도착 전에 밥안되어 있다고 밥만 해놓으라는데 그걸 못하냐고,누구는 애 안 키우고 살림 안하고 사냐고 하면서 애낳고 오만데가 다 쑤신 나한테 옆구리 콕콕 꼬집어 가면서 지랄하고,
지가 나보다 두살 많다고 지오빠랑 사는 나한테 언니 소리도 안하고 꼬박꼬박 우리딸 이름붙여가며 누구엄마 이렇게 부르고,
아이가 첫돍;이 다가 올때쯤 남편이 취직했어요. 생활비랍시고 정말 거짓말 안하고 딸랑 백만원,,,애 먹는거며 기저귀며, 감당도 못하겠는데 백만원 갔다준다고 시어머니 나한테 그만하면 저축하고 살아야지 흥청망청 쓰지말라고 그러대요.
네..그래서 그 꼴랑 백만원에 한달에 40만원 적금들고 살았어요.
그것도 잠깐 8개월인가 다니다가 때려치고 애가 여섯살인데 여태 놀고 있습니다.
우리딸 18개월 때 제가 직장 다시 나간다고 하면서 뻔히 힘들거 알면서도 시댁으로 들어갔어요. 아이를 맡길데가 없었으니까요. 남편은 하루종일 집에서 놀면서 애보는거 못한다 하고 시어머니도 어린이집에 맡기라 하고 싸움도 엄청 많이 했죠.
어쨌든 반은 어린이집에 보내기도 하지만 저녁에 아이를 제시간에 제가 데려 올수가 없으니 시댁 아래층에 들어가 살았어요. 집은 시어머니집이구요.
결론은.....
이제 남편과 같이 살고 싶지가 않다는 겁니다.
나이가 사십이 넘었는데 아직도 엄마한테 모든걸 의지하고, 알년에 제사가 몇번씩 있는집 직장 다니면서 그거 다하고 삽니다. 명절도 시댁이 큰집이라 친정 구경도 못하고 살아요.
남편은 남편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빈둥거리고, 시어머니는 자기아들 버릇 잘못 들인건 인정 안하면서 우리보고 니네들 보면 짜증나니까 어디 멀리가서 눈에 안 보이는데서 살으라 하고, 내가 시어머니에게 아들 돈 주지 마시라고 그렇게 얘기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고, 그러니 남편은 또 취직할 생각을 더 안합니다. 제가 아이가 커가는데 공부 시킬일이 깜깜하다 그랬더니 시어머니 하는 말씀이 " 술먹고 바람 피는 것도 아닌데 그러려니 살다보면 저도 사람인데 정신 차릴거다" 이러시네요
시누이는 꼬박꼬박 친정올때마다 애들에 자기남편에 다 끌고와서 일요일도 밥상을 몇번씩 차리게 하고, 이틀씩 삼일씩 자고 가면서 자기혼자 부모 걱정은 다하는 척, 온갖 여우짓을 자기엄마한테 다하고 그러면서 자기엄마한테 돈 뜯어가고 그럽니다.
그러면서 나한테
"나도 시어머니가 직장다니게 하면서 애들봐주면 제사 100번도 지내겟네, 밥상 하루에 다섯번 아니라 오십번도 차리지, 상황되면 다하게 되지. 힘들게 뭐가 있어?"
요렇게 얘기합니다.
남편 백수인것도 서러운데 사람알기를 파출부나, 도우미아줌마로 알고 있어요.
이젠 정말 같이 살기 싫어요.
마누라 생일, 결혼기념일 그런거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억도 못합니다.그래요. 그런건 기억안해도 좋고 아무것도 안해도 좋아요. 장모님 생신에 용돈은 고사하고 선물도 안 바래요. 멀리 사니까 전화한통 할 수 있잖아요? 못가서 죄송하다고, 생신이신데 기분좋게 지내시라고 그럴수 잇잖아요? 결혼한지 7년인데 단한번도 장모님한테 전화 드린적이 없으면 말 다했죠. 나와 우리친정식구들을 사람으로도 생각 안하는 이런 집에서 더 이상 며느리 노릇 안하고 싶어요.
그런데, 저는 결론이 났는데요. 제 친정엄마가 걱정입니다. 얼마전에 저희 큰언니가 이혼을 한 후로 건강이 많이 않좋아지셨어요. 원래 건강한 편이셨는데 협심증이 와서 충격받으면 쓰러진다고 병원에서 그랬나봐요. 제동생이 전화해서 저보고 엄마 오래 못 사실 것 같다고 저보고 엄마를 봐서라도 이혼은 몇년만 참고 있다가 하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당장 살기가 싫은데, 친정엄마에게 충격 드릴것 같아 결정을 못하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끝으로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소연 할데가 없어거 가슴이 너무 답답했었는데 터놓고 나니 이제 좀 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