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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전 고교시절 예절교육 시간
달그닥 2011-07-13     조회 : 12317


이 사진이 1974년도에 찍은 것이니 벌써 31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지금은 얼굴에 주름살 잡히는 할머니를 바라보는 아줌마가 됐지만, 저도 스무 살 시절엔 꿈 많고 가슴 설레던 나날들을 보냈었답니다.

제가 다니던 제일여고에서는 고3이 되면 생활관에서 일주일간 합숙을 하며 예절교육이라는 것을 받았었습니다. 단체생활을 하며 절하는 것부터 7첩 밥상에 반찬 놓는 법, 차 놓는 법, 과일 깎는 법과 같은 기본 예절들을 사회에 나가기 전 교육한 것이죠.

예절교육을 한다며 친구들이 주변의 아는 사람들에게 한복을 다 빌려 입고와 옷도 가지 각색입니다. 저는 올케언니가 시집올 때 입었던 것을 입고 갔더랬죠. 선생님께 밥상을 올리고 밥그릇 뚜껑을 두 손으로 열고 있는 학생이 접니다. 친구들 머리도 다 자로 잰 듯 단발머리를 한 모습이 당시 교칙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 때는 오직 귀밑 2㎝ 단발머리로 통일됐었습니다. 커트 머리도 허용이 되지 않았고, 2㎝를 넘기면 선생님께 잡혀서 싹둑 잘리던 시절이었습니다.

교육은 조별로 이뤄졌는데 한 반 친구들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고 각 반에서 몇 명씩 모아서 하는 형식이었답니다. 오늘은 1번에서 5번까지면 내일은 6번에서 10번 이런식으로요. 그러다 보니 예절교육은 3학년 올라가자마자 시작해 1년이 꼬박 걸릴 정도로 시간이 한참 걸리는 대 행사였답니다. 낮에는 학교수업을 받고 밤에는 생활관에서 예절 교육을 했는데 제가 알기론 다른 학교에는 없었던 제 모교만의 특별한 행사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예절관은 병풍을 펼쳐 놓고 전통 한국식 방으로 꾸며 놓아 교육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요. 그 속에서 옹기종기 둘러 앉아 저녁마다 하나하나 귀담아 들었던 추억이 나이 든 저를 즐겁게 하네요.

교육 내용은 간장은 어디에 놓고, 나물과 고추장 조림류의 위치는 어디로 가야하느냐 하는 것이었는데, 진짜 반찬 대신 종이에 반찬 이름을 써서 그릇 안에 넣고 실제처럼 시늉을 했었습니다. 그래도 엄숙한 분위기속에서 다들 어찌나 진지했던지, 참 그때는 다들 순수하고 착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과회를 열었습니다. 부모님을 앞에 모시고 배운 절을 하고 배운 음식을 해 보이면 부모님께서 “딸 키운 보람이 있다”고 참으로 좋아하셨지요.

사진 속 친구들과 저의 모습을 다시금 보노라니 다소곳이 앉아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르는 모습에 웃음이 나네요. 사진 속의 선생님 성함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박필란 선생님이세요. 선생님께서 어른에게 공손히 밥상을 올리는 것과 밥과 반찬을 “~에 놓아라”라고 말씀해 주셨던 것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유명선(51·마산시 문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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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70년대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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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숑쿠숑 | 추천 0 | 09.01  
언제적이더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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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그라니 | 추천 0 | 08.31  
이걸 여기서 이렇게 보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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