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밑씻개는 마마코노시리누구이(繼子の尻拭い)에서 유래한 이름. 마마코노시리누구이는 ‘의붓자식의 밑씻개’라는 뜻으로,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의붓자식’이 ‘며느리’로 바뀐 경우다. 가시가 촘촘히 난 풀로 밑을 닦는다는 발상 자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본 말에서 유래한 이들 꽃이름이 식물도감에 버젓이 올라 있다. 일본 속의 한국 문화를 찾아 왜곡된 역사를 밝히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이 식물의 한글 이름이 기록된 ‘조선식물향명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일이 조사,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들의 내력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에는 번역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한 엉터리 이름도 수두룩하다.
개망초의 일본 이름은 히메조온(姬女菀). 일본어 ‘히메(姬)’는 어리고 가냘프며 귀여운 것을 뜻하므로 애기망초나 각시망초로 옮기는 것이 적당했을 것이다. 실제로 ‘히메’가 붙은 이름은 대부분 ‘각시’나 ‘애기’로 번역된다. 그런데 개망초 등 일부 식물은 ‘히메’를 ‘개’로 번역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