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이 이다희를 잃은 뒤 괴물의 길을 선택한 김래원의 파격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tvN 방송화면 캡처

"인간은 옳은 존재가 아니다"…김래원·이다희 비극 엔딩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루카 : 더 비기닝'이 파격 결말을 완성하며 막을 내렸다.

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루카 : 더 비기닝'(극본 천성일, 연출 김홍선, 이하 '루카') 최종회에서는 존재 이유였던 구름(이다희 분)을 끝내 잃은 뒤 '인간은 옳은 존재인가'에 대한 답을 내리는 지오(김래원 분)의 비극적 엔딩이 그려졌다.

이날 구름과 딸이 떠난 후 절망에 빠진 지오는 혼자가 됐다는 생각에 걷잡을 수 없이 폭주했다. 이손에게 공격을 당해 이성을 잃은 황정아(진경 분)는 이런 지오를 자극했다. 자신의 명령을 무시하는 지오에게 "구름은 살인죄로 감옥에 넣고 딸은 연구 시설에 팔아넘기겠다"고 협박한 것. 이후 죽음을 감지한 황정아는 두려움에 떨며 지오에게 자신이 모친임을 밝혔지만, 돌아오는 건 "아들이 괴물인데 엄마가 인간이겠냐"는 싸늘한 대답이었다.

지오의 가족을 건드린 황정아는 결국 죽음을 맞았다. 자책하는 지오에게 류중권(안내상 분)은 "구름과 딸을 위한다면 새로운 인류를 길러 우리 세상을 만들어야 해"라고 거듭 지오의 마음을 옥죄었다. 그렇게 지오의 유전자를 통해 수많은 새 인류가 자라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구름은 김 형사(황재열 분)의 도움을 받아 김철수(박혁권 분)를 붙잡았다. 하지만 정 실장(정은채 분)이 보낸 부하들이 들이닥치면서 다시 숨 가쁜 추격전이 시작됐다. 딸을 안고 가까스로 도망친 구름은 공사 중인 건물에 몸을 숨겼다. 구름은 쫓아오는 이들에게서 딸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선택을 내렸다. 그는 딸에게 "엄마가 금방 데리러 오겠다. 엄마가 혹시 못 오더라도 넌 괴물이 아니라는 걸 잊지 마"라고 진심을 전하며 손을 놓았다. 딸의 능력을 알고 있는 구름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구름의 아기는 떨어지던 중 눈동자가 파랗게 변하더니 푸른 빛줄기가 퍼지기 시작했고 추락을 멈췄다.

구름이 위기에 처한 순간 기적처럼 지오가 나타났다. 구름은 딸에 대해 묻는 지오에게 "멀리 보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는 지오에게 "네가 완전하지 않아서 좋아했다. 내가 채워주고 싶었다"며 진심을 전했다. 이내 구름은 지오를 향해 날아오는 총알을 대신 맞았다. 구름은 "제발 돌아와. 내가 아는 너였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말과 함께 지오의 품 안에서 숨을 거뒀다. 살아갈 이유를 잃은 지오는 분노와 슬픔에 잠겼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오만함을 마주한 지오는 김철수를 죽이고, 오래전 류중권이 던진 질문에 "인간은 옳은 존재가 아니다"라는 답을 내렸다. 이후 진화한 새 인류의 탄생을 목전에 둔 류중권과 정 실장, 그리고 그 중심에 완전히 달라진 어두운 지오가 있었다. 작품은 "오늘, 홀로세(현생 인류)가 끝났다"는 지오의 내레이션으로 막을 내렸다. 지오의 파격적인 선택과 반전 엔딩은 묵직한 여운을 안겼다.

'루카'는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으로 탄생한 지오, 그리고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인간들의 욕망을 통해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남겼다. '홀로세'가 끝났음을 선언하는 지오와 끝내 탄생한 신인류는 마침표가 아닌 위험한 신화의 서막을 예고한 엔딩이었다.

'루카'의 최종회 시청률은 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이 기록한 5.5%보다 0.5%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인 6.3%를 넘기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