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자신의 배우 인생에서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그 남자의 기억법>의 종영 인터뷰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신사동에서 열렸다.
"하진이의 솔직함, 부러웠다"
▲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의 배우 문가영. ⓒ 키이스트
"실제의 저는 하진이만큼 솔직하진 못하나 순간순간 제 모습이 많이 투영된 캐릭터다. 모든 배우들과 호흡이 잘 맞다 보니까 드라마 후반에 지인들이 연락와서 '너 왜 연기 안 하냐, 네 목소리가 들린다'고 하더라(웃음)."
문가영과 여하진의 싱크로율을 묻는 질문에 이처럼 그는 닮은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극중 여하진은 직업이 배우이기도 했고 표현의 선택 폭이 넓은 캐릭터라서 문가영 자신이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인물의 결이 달라질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때문에 정말 자유롭게 연기했다고. 애드리브도 자신 있게 던지고, 어느 때보다 얽매임 없이 거침없이 연기한 경험이었던 것이다.
여느 멜로 드라마들은 남자 주인공에 시청자의 인기가 쏠리는데, 희한하게 <그 남자의 기억법>은 여성 캐릭터인 하진의 인기도 높았다. 이에 대해 문가영은 "하진이가 여자 팬분들로부터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처음부터 생각했는데 정말 5대5 정도로 예뻐해주시더라"며 "하진이를 봤을 때 문가영밖에 생각 안 나게끔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일단은 멜로에다가 로코지만 남자 중심이 아니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하진이는 절대 수동적이지 않더라. 솔직하고, 누군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면모가 부러웠다. 굴하지 않는 꿋꿋한 친구다. 매력 있다."
문가영의 상대역을 맡은 배우 김동욱(이정훈 역)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 질문에 그는 "동욱 오빠는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너무 좋은 분"이라며 "선배님으로서 이끌어주셔서 보고 배운 게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실제 13살 차이가 나는데, 세대차이 같은 건 없었는지 질문하자 "어릴 때부터 저는 나이 차이가 있는 사람을 대하기가 편한 것 같더라"며 편하게 호흡을 맞췄다고 했다.
"늘 정성 다하고 싶어"
▲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의 배우 문가영. ⓒ 키이스트
그렇다면 문가영의 실제 이상형은 어떻게 될까. 이 물음에 그는 "자신의 본업을 잘하고,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고, 정신이 건강하며 긍정적이고 나와 잘 맞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특히 "일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그에게, 그렇다면 배우로서 본인의 일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 물었다. 이에 다음과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요즘 제가 '정성'이란 단어를 자주 쓰는 것 같다. 늘 작품을 대할 때나 사람을 대할 때 정성을 다하려고 한다."
tvN 시사교양 프로그램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도 활약한 문가영은 소문난 책바보다. 고전소설, 심리학책, 철학책 등을 즐겨 읽는다는 그는 "이 세상에 책은 너무나 많은데 인생은 유한하고 뇌도 한정적이라서 아쉬울 때가 있다"며 책 읽기에 모자란 시간에 귀여운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그 남자의 기억법>을 떠나보내며 돌아볼 때, 이 작품은 그에게 어떤 것을 주었을까. 이 물음에 문가영은 "하진이에게서 많은 걸 배웠다"며 "저는 모든 사람에게 착하고 좋은 사람이고 싶었던 아이였고, 철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아이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철들었다, 애어른 같다는 말이 좋은 말이 아니라 슬픈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하진이의 아이처럼 자유롭고 여유로운 태도를 배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식상하지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문가영은 늘 마음에 품고 있던 생각을 꺼내놓았다.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 늘 되고 싶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어렵더라."
▲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의 배우 문가영. ⓒ 키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