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보리죽, 보리떡 등 ‘가난의 상징’으로 여기던 보리의 위상이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다. 작년 가을에 걷은 쌀이 바닥나고 굶주릴 수밖에 없는 춘궁기에 먹던 보리밥이 오늘날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웰빙 식단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보리의 원산지는 티베트이며 재배역사는 7,000~10,000년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에서 BC 5~6세기의 껍질보리가 출토된 것으로 보아 최소 2,500년 전부터 보리를 재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리는 크게 겨울보리와 봄보리로 나누는데 남한 지역에서 재배하는 보리는 대부분 가을에 심어 봄에 거두는 겨울보리이다. 봄에 심어 가을에 거두는 봄보리는 겨울이 너무 추워 동사(凍死)할 수 있는 강원도 산간 지역이나 북한 지역에서 재배한다. 참고로 [동의보감]에서는 겨울보리가 봄보리보다 약으로서의 효과가 더 좋다고 쓰여 있다. 이렇게 겨울을 지낸 보리는 성질이 약간 차고(微寒) 맛은 짜며 독이 없다. 또한 입안에 들어가면 미끌미끌해서 잘 안 씹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활(滑)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지금부터 보리의 효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열이 나면 차가운 성질의 보리를 주머니에 넣어 머리에 얹어주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