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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혈흔서 검출된 졸피뎀…DNA결과에 고유정 당황했다
어푸 | 2019.09.17 | 조회 340 | 추천 1 댓글 0

제주지법, 16일 고유정 사건 3차공판
졸피뎀 주인 놓고 검찰·변호인 공방
유족측 “고유정 주장 모두 거짓판명”
오는 30일엔 고유정 법정 진술 ‘촉각’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경찰에 체포될 당시 범행을 부인하는 모습. [중앙포토]



졸피뎀, 살해된 전남편 혈흔서 나왔다
16일 오후 제주지법 앞.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6)에 대한 3차 공판이 끝난 후 유족 측 변호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이날 공판에서 “전남편에게 졸피뎀이 든 카레를 먹이지 않았다”는 고유정 측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서다.

살해된 전남편 측 변호인인 강문혁 변호사는 “지금까지 고유정은 졸피뎀을 사용해서 살해한 바가 없다고 범행을 부인했지만, 압수된 담요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졸피뎀이 검출된 사실이 명백히 검증됐다”며 “고유정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었음이 명확하게 드러난 공판”이라고 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전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날 법정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감정관 2명이 피해자의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음을 증언었다. 이들은 피고인의 차량에서 나온 붉은색 무릎담요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으며, 해당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그동안 졸피뎀이 검출된 혈흔이 피해자 것인지, 피고인의 것인지 확인이 안 됐다고 주장해온 고유정 측 주장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오늘 공판 기일은 이 사건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며 “그동안 증거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론전으로 흘러가던 재판이 과학적으로 검증할 기회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16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시스]



유족 측 “우발적 범행 전제 깨졌다” 분석
검찰은 이날 졸피뎀을 둘러싼 고유정 측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DNA 전문가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앞서 고유정 측이 “피고인이 수면제인 졸피뎀을 먹여 항거불능의 상태에 빠진 피해자와 몸싸움을 했다는 검찰의 주장이 모순된다”고 계속 주장해서다. 이들은 졸피뎀이 검출된 이불에 묻은 혈흔은 피해자의 것이 아닌 피고인의 것이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먹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증언한 감정관은 압수물 중 혈흔이 나온 부분에 대한 검사를 한 결과 두 곳에서 졸피뎀이 검출됐으며, 해당 부분은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혈흔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계속해서 졸피뎀을 먹이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피고인이 오늘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던 전제가 깨져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1차 공판당시 시민에 의해 머리채를 잡힌 모습. [중앙포토]



“직접 진술하게 해달라” 눈물 호소도
고유정은 이날 공판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기도 했다. “피고인(고유정)이 직접 모두진술을 하겠다”는 변호인의 요청에 대해 재판부가 거부 입장을 내비쳐서다. 재판부는 이날 “1차 공판 당시 모두진술할 기회를 줬으나 피고인이 진술하지 않았다”며 진술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고유정은 “제가 (구치소에서) 진술서를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진술할 기회를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지난 6월 1일 경찰에 체포된 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처음으로 입을 뗀 순간이었다. 발언 당시 고유정은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목소리를 떨면서 울먹였다.

이를 지켜보던 재판부는 “본인이 직접 작성해 온다면 다음 기일에 10분가량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고유정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30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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