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의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전망되는데 그나마 정부의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았으면 이것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재정이 얼마나 오랜 기간 경제성장을 떠받칠 수 있겠느냐."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모두가 총력대응이 필요한데 경제이슈를 놓고 논의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경제가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인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 위기와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기업들이 역성장을 하고,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사회적으로 경제에 대한 논의가 사라졌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박 회장은 "주요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사우디 유전 공격에 따른 유가 변동성 등 대외 리스크가 산적해 있고 내부적으로는 기업들의 단기적 비용상승이 경쟁력을 약화하고 있음에도 경제해법에 대한 논의는 실종 상태"라며 정쟁에만 몰두하는 현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박 회장은 대외적 리스크를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다면 내부적 문제라도 제대로 풀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이 되면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또 기업활동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최근 정부 주도 경제성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의 내용을 보면 정부 기여율이 70%, 민간 기여율이 30%다.
박 회장은 "그나마 재정의 역할로 경제 하방을 방어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민간 기여율이 낮으면 지속가능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간 세수호황으로 재정여력이 있었지만 경기침체 시에는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것.
특히 현재 한국 경제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37% 줄었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외해도 1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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