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리움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겠습니다.
살아있는 한,
그래서 내가 당신을
기억해 낼 수 있는 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행여
당신이 날 기억하지 못한 채
나의 생사(生死)마저
잊고 있다 하여도
당신의 무심함 그 반만이라도
가슴으로 떠안으며
말없이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설령
금시에는 당신이
돌아오지 못하여
내가 당신을 위해 보내온 날들이
회한(悔恨)으로 쏟아져서
하루하루
내 가슴에
눈물로 차 넘친다 해도
반씩 만 슬픔을 덜어내며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잠시 잠깐
당신이 나를 기억해주는
그날,
문득 당신이
나를 그리워하게 되는 날까지
순간순간
내 이마에
주름이 자리 잡힌다 해도
반씩 만 설움을 덜어내며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아주 늦은 날
당신이 초라한 모습으로
내게
되돌아온다 할지라도
방울방울
당신 이마에
흘러내리는 세월의 땀방울을
조용히
닦아 주겠습니다.
- 이준호, '아름다운 그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