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무언가를 끝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눈을 뜨면 인터넷으로 메일도 확인하고 아직 잉크냄새가 진하게 베어있는 새벽 신문부터 세금고지서, 사랑하는 사람 미운 사람과의 만남부터 이별까지를 기다려야 한다. 그 기다림이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기다림은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아마 그것은 신이 내린 아름다운 선물일 수도 있고 가장 고통스러운 형벌 일 수도 있다. 죽기 전까지 계속되는 기다림이다. 가진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권력이 없는 사람에게 똑같이 부여한 선물이다. 때론 짧은 기다림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도 있고, 때론 긴 기다림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기다림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자연 모두가 자신의 삶을 마감할 때까지 기다림은 계속된다.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우리는 기다림 속에서 울고 웃는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즐거워하고 쇼핑을 하며 기뻐하기도 하고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다리를 꼬고 앉아 신문을 보고 있으면 불편해서 짜증이 난다. 그 역시 기다림에서 오는 기다림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일 뿐이다. 결국, 산다는 것은 기다림을 만나는 것이다. 죽는 날까지 기다림과 여행을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