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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아린아린이 | 2020.01.13 | 조회 277 | 추천 1 댓글 0


마음의 창

중병에 걸린 두 사람이 있었다.
둘은 큰 병원의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
병실은 아주 작았고, 바깥 세상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이 하나밖에 없었다.
한사람은 치료의 과정으로 오후에 한 시간씩
침대 위에 일어나 앉도록 허락을 받았다.
폐에서 어떤 용액을 받아내기 위해서 였다.
그는 침대가 창가에 있었기 때문에
일어나 앉을 때마다 바깥 풍경을
내다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환자는 하루종일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만 했다.
매일 오후 정해진 시간이 되면 창가의 환자는
침대에 일어나 앉아 바깥을 내다보았다.
그는 바깥 풍경을 맞은편 환자에게
일일이 설명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창을 통해 호수가 있는 공원을
내다보이는 모양이었다.
호수에는 오리와 백조들이 떠다니고,
아이들이 와서 모이를 던져 주거나
모형 배를 띄우며 놀고 있었다.
젊은 여인들은 손을 잡고 나무들 아래를
산책하고, 꽃과 식물들이 주위에 많았다.
이따금 공놀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나무들 너머 저편으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선명하게 보이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누워있는 환자는 창가의 환자의 이 모든 풍경을
설명해 줄 때마다 즐겁게 들었다.
한 아이가 어떻게 해서 호수에 빠질 뻔했는지도
듣고, 대단히 매력적인 아가씨들이 여름옷을 입고
활기차게 걸어가는 얘기도 들었다.
창가의 환자가 어찌나 생생히 묘사를 잘 하는지
그는 마치 자신이 지금 바깥 풍경을 내다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한가지 생각이
그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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