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꽃비 내립니다. 인디언 달력에는 3월을 ´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이라 했습니다.
봄인가 하면 다시 3월에 함박눈을 맞기도 하고 다시 겨울인가 하면 금빛햇살에 눈이 시립니다. 막 도착한 그대의 체온이 담긴 이메일......심장이 떨려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오렌지 빛의 도심의 거리......15층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함께 걸었던 한강로 산책길 그리고 덕수궁 돌담길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깊어가는 4월의 밤 녹턴의 나직한 호흡소리를 들으며 그대를 찾습니다. 치명적인 그리움은 몸보다 마음 먼저 그대 계신 그곳으로 달려가, 배를 띄우고 건너가려고 했지만 오늘은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나 밀물이 되어 이곳에 왔는데...... 아마도 물때가 맞지 않아 그대는 썰물이 되어 이미 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알몸을 드러내고 열리지 않는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우고 또 지워도 햇살처럼 다시 쏟아지는 지나간 추억이 눈앞에 물결 되어 춤춥니다. 마치 만삭인 목련꽃 봉우리가 몸을 푸는 것 같습니다. 부풀다 터진 눈부신 햇살 조각도 새색시처럼 호흡하는 대지와 뒤엉키며 뜨겁게 입맞춤 합니다. 그리움도 꽃이 되어 그립다고 고개를 쳐듭니다. 못 견디는 그리움을 끌어다 놓았으니 기다림이 잉태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