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기다렸지요. 메마른 대지에 쏟아지는 소낙비 같은 기다림을 가슴에 품고 살아 왔습니다. 푸른 하늘도 늘 서글픔으로 바라 보면서 흐리더라도 차라리 포근한 구름을 가지려 했습니다. 무심한 계절을 수 없이 돌고 돌아 사랑하기엔 조금 두렵지만 내 안에 담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났습니다. 그대가 기다린 사람이 아닐지라도 내 앞에 서성이는 행복은 분명 그대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그대의 열린 마음속으로 나를 던져 넣고 싶습니다. 빈손입니다. 내가 가진 건 슬픔이 묻어나는 가슴 뿐이고 떠나가지 않는 가난 뿐입니다. 움직일 수도 없을 만큼 무겁고 힘든 나의 삶을 그대 안에 내려 놓기에 미안하지만 그대의 아름다운 마음이라야 남아 있는 나의 삶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 두렵지만 그대에게 머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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