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의 기대’에 부풀었던 2000년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오늘, 당신은 지금 당신의 상황이 작년과 차이가 없어 우울할 수도 있다. 내년에도 여전히 돈이나 일 때문에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맥이 빠질는지도 모른다.
20여년전 우연히 서울 압구정동에서 아파트값을 물어본 적이 있다. 가장 작다는 20평대도 나로서는 평생 못가질 가격이었다. 사람들은 ‘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당시 나는 도대체 할 것이 없었다.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대학생도 아니었다. 홀로 세상에 던져진 가난한 청년에게 ‘하면 된다’는 말은 정말 사기나 다름 없었다.
결국 자살을 생각했고 그것이 거듭 실패하자 “이왕 사는 것, 피보다 진하게 살아보자”고 결심했다. 23세의 어느 봄날이었다. 다시 봄이 왔을 때 나는 차고에서 살면서 닥치는대로 공부를 했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다. 5년후 28세의 어느 여름날, 나는 마당까지 있는 집과 자가용을 처음 샀다. 그렇게나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살다 보면 해도 해도 안될 것 같이 보일 때가 있다. 어떠한 대안도 보이지 않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절망적인 때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로버트 슐러는 “절벽에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일지라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한다. 떨어지고 있으므로 하늘을 향해 날아볼 수는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