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하나 풀 한 포기도
뿌리 내릴 땅을 찾아
자기만의 생을 영위하고
생명에 대한 애착은
하늘도 못 이길 만큼
강하고 끈질기다.
새벽에 내리는 찬 이슬로 목축이며
간신히 버티는 삶이어도
안으로 힘을 비축하여
갑자기 천재지변이 들이닥치고
나그네의 발에 밟힌다 해도
그 푸른 빛은 변함이 없고
들판을 지키는 향기는
장대 소나기에도 녹지 않는다.
가꿔주는 손길이나
지켜보는 눈길이 없어도
햇살 한 줌에 위로받고
바람결에 땀을 식히며
계절따라 인생을 배우고
인생 속에 계절을 담아
뿌리가 깊은 들녘의 주인으로
묵묵히 커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