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와 산 위를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떠돌다가
떼지어 활짝 핀 황금빛 수선화를
문득 나는 보았네.
호숫가 줄지어 선 나무 밑에서
하늘하늘 미풍에 춤추는 것을.
은하에서 반짝이는
별들처럼 이어져
수선화는 강기슭에
끝없이 줄지어 뻗어 있었네.
나는 한눈에 보았네, 흥겹게 춤추며
고개를 살랑대는 무수한 수선화를.
호수도 옆에서 춤을 추지만
반짝이는 물결보다 더욱 흥겹던 수선화.
이렇듯 즐거운 벗과 어울릴 때
즐겁지 않은 시인이 있을까.
나는 그저 보고 또 바라볼 뿐
그 광경이 얼마나 값진 것임을 미처 몰랐었네.
어쩌다 하염없이 또는 시름에 잠겨
자리에 누워 있으면
수선화는 내 마음 속에 떠오르는
고독의 축복.
그럴 때면 내 가슴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더불어 춤을 추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