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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와 조화
아린아린이 | 2020.03.23 | 조회 263 | 추천 1 댓글 1

백화점 특별 선물 조화 코너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미꽃이 있었다. 그는 너무나 아름다워 백화점을 들락거리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늘 경탄의 대상이 되었다.
˝어머! 이쁘다. 정말 장미꽃 같다!˝
˝어쩜 이렇게 잘 만들었을까? 정말 생화하고 구별할 수가 없네.˝ 보는 사람들마다 놀라움을 나타내지 않는 사람이 없을 만큼 그는 생화와 똑같았다. 아니, 생화보다 더 아름다웠다. ´조화 코너´라는 안내판만 없었더라면 사람들은 모두 그를 생화인 줄 알았을 것이다.

그는 백화점 진열대에 처음 나왔을 때에는 사람들의 그런 찬탄이 내심 부끄러웠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들의 그런 찬탄쯤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오히려 그냥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이 있으면 그런 사람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자신이 있었다.
자신이 생화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조금도 못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생화나 조화나 출생 과정이 다를 뿐 똑같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꽃의 궁극적 가치가 아름다움의 창조에 있다면 생화나 조화나 그 아름다움의 창조적 차원은 똑같다고 생각했다. 다른 조화들은 조화로 태어나 자신을 원망하고 부끄러워했으나 유독 그만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다른 조화들을 심히 나무랐다. 한 송이 꽃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고 무가치하게 생각하는 조화야말로 세상을 살아갈 자격이 없다고 힐난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꽃이면 되는 거야. 왜 자꾸 생화하고 비교하는 삶을 살려고 그러는 거야? 생화나 조화의 구별이야말로 참으로 무의미한 거야. 지금까지 나는 나 자신을 조화라고 해서 부끄러워해 본 적은 없어.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는 거야. 우리 스스로 우리의 가치를 부정하면 우리 앞엔 고통과 죽음 뿐이야. 우리 자신이 먼저 우리를 인정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해야만 다른 꽃들도 우리를 아름답게 생각하는 거야. 우리의 아름다움은 우리 스스로 깨달아야 돼. 누가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니야.˝

그는 다른 조화들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의 가치를 깨달을 줄 아는 꽃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 뒤 그가 백화정을 떠나 혜미 아빠라고 불리는 한 남자의 집에 가서 살게 된 것은 백화점에 진열된 지 약 한 달 뒤였다. 어느 날 혜미 아빠가 백화점에 들러 ˝결혼 기념선물로는 이게 제일 좋겠군.˝ 하고 번쩍 그를 안아 들었다.
˝여보 고마워요.˝
혜미 엄마는 그를 껴안은채 혜미 아빠에게 키스를 퍼부어 대었다.
˝여보 너무 이뻐요. 이렇게 이쁜 장미는 처음 봤어요.˝ 혜미 엄마는 마치 그를 생화처럼 대했다. 아침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 주는가 하면, 혹시 먼지라도 묻을까 봐 호호 입김으로 불어 주기까지 했다. 가끔 혜미 집에 놀러 오는 이웃들도 혜미 엄마가 쏟는 정성을 보고는 대부분 그가 생화인 줄 알았다. 어쩌다가 직접 손으로 만져 보고 조화인 줄 아는 사람이 있어도 그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터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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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오 | 추천 0 | 03.23  
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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