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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道路元標 앞에서
아린아린이 | 2020.03.25 | 조회 306 | 추천 1 댓글 1


-남과 북으로, 그리고 세계로 -


개인이나 사회 또는 국가는 마땅히 중심점이 있어야 한다.

이 중심점으로부터 다른 사람 또는 다른 나라와의 관계가 설정된다. 따라서 국가는 지리적으로 국토나 도로에 있어서 그의 중심점이 되는 원표를 확정하는 것이다. 바로 고대 서양에서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한다´거나 중국의 장안(長安)으로 향한다는 것이 모두 이 중심의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도로의 원표는 일본의 식민지 시대인 1910년대에 세워졌다. 이 도로원표는 1935년(昭和 10년) 현재 교보빌딩 옆 고종즉위 칭경비각(稱慶碑閣) 앞 우측으로 옮겨졌는데 가로 세로 1.2 m의 정사각형 기초바닥 위에 높이 1.2 m의 3단 석재를 설치한 것이다.

한 면에는 도로원표(道路元標)가 세로로 새겨지고, 다른 한 면에는 부산, 대구, 목포, 광주, 군산, 전주, 대전, 청주, 인천의 9개 도시와 이 원표로부터의 거리가 한자로 새겨져 있다. 그리고 또 한 면에는 춘천, 해주, 평양, 진남포, 신의주, 원산, 함흥, 난항, 청진 등 현 북한지역 9개 도시의 거리가 앞의 도시처럼 새겨져 있다. 즉 이 도로원표에는 현재의 남북한에 있는 18개의 도시에 대한 거리를 표시한 것이다. 그런데 거리의 단위는 일본식 표기로서 ㎞를 ´천( )´으로 표시하였다. (칭경비각 앞의 도로원표의 이 일본연도는 누군가에 의해서 파손되었다.)

이 도로원표가 처음 세워진 1914년으로부터 83년이 지난 1997년까지 이 도로원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 도로원표로부터 멀지 않은 북쪽의 경복궁 앞에 세워졌던 총독부 건물인 중앙청이 일본식민지의 잔재를 청산한다는 의미로서 1997년 철거되었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려주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 기획에 따라 모든 도로의 출발점이며 거리의 기준이 되는 도로원표가 광화문 파출소 앞 광장으로 옮겨져 세워지게 되었다. 서울시는 새 도로원표를 기존의 위치와 인접한 광화문 빌딩과 코리아나호텔 사이의 광화문파출소 앞 광장에 설치하여 1997년 12월 29일 오후 3시 준공식을 가졌다.

새 원표는 광장 중앙에 도로원표 상징조형물을 세우고 주위에 4방, 12방위를 설치했으며 그 안에 국내의 53개 도시와 외국의 64개 도시 등 모두 117개 도시와의 거리를 바닥면에 새겨놓았다. 도시 간의 거리 표기는 국내 도시의 경우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한 실제 거리를 북한 및 외국의 도시 거리는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각각 표시하였다.

1935년에 세워진 도로원표는 그의 유래를 알 수 없으나 한 개가 경희대의 대운동장 옆 ´밝은사회운동 기념탑´ 아래 나무 그늘에 있었는데 현재 경희대의 중앙박물관에 옮겨져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현재 서울운동장 앞 을지로 6가 청수장 호텔에 있었던 것을 옮겨놓은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1997년 12월 29일에 대한민국 수립 이후 아니 우리 나라의 개국 이래 최초의 도로원표가 우리 손에 의하여 세종로에 세워졌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일이다. 북쪽으로 북악산과 경복궁을 향해 특히 광화문 뒷 편의 헐려진 식민지통치의 본거지였던 총독부 자리를 이 도로원표에서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복잡한 감개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 도로원표로부터 그 총독부 자리까지의 수백미터 되는 거리는 과연 우리의 20세기에 있어서 얼마나 파란만장하고 굴곡이 심했던 역사였던가! 그의 지리적 거리는 과연 역사적인 시대적 거리와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가!

그러나 이제 그것은 모두 지나가 버린 역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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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아이유 | 추천 0 |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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