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의 사랑이야기 < 작자 미상>
˝죄송해요.˝
˝허헛 모가??˝
˝그냥요.˝
˝훗..그러고보니 우리 석현이도 다 컸구나.˝
# 1
우리 아버지는 일년째 방안에만 누워 계신다.
환경 미화원인 아버지가 새벽에 나가시다 일년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당하신 것이다.
첨에는 아버지가 안됐다기보다는 창피했다.
어린 마음에 일도 못하고 소위 말하는 불구가 된 아버지가 창피했다.
친구들이 집에 오는일은 없었다.
행여 친구들이 놀러온다면 난 온갖 있는 핑계없는 핑계를 만들어내야 되었다.
아마 친척들이 집에 왔다는 이야기는 수십번도 더 써먹었을거다.
첨에는 집요하게 재촉하다가도 이젠 친구들도 우리집에 오는것을 포기했다.
나로서는 한편으로는 다행이고 한편으로는 서글퍼지기도 했다.
# 2
난 초등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집에 와야만 했다.
고등학생인 형은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해야하고 엄마는 공장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하면 언제나 그렇듯이 홀로 아버지만이 누워 계신다.
난 아빠만 보면 항상 화 먼저 났다.
조심하지 않고 사고를 당해 엄마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그랬고 남들과 똑같을 수 없는 내 초등학교 생활이 그랬다.
모두가 아빠 탓인 것만 같았다.
점심이야 엄마가 공장에 나가기 전에 방안에 차려두면 드시지만 저녁은 내가 와서 차려드려야 한다.
어린 나에게는 힘들일이기보다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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