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일생의 짧은 기간이 내 앞과 뒤에 연결된 영원 속에 매몰되며 내가 차지하고 있는 이 조그마한 공간이 나를 알지도 못하고, 또 나도 알지 못하는 무한의 공간 속에 침몰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나는 내가 여기에 있고 저기에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과 놀라움을 느낀다. 나는 왜 저기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는가? 나는 왜 그때에 있지 않고 지금 이때에 있는가? 전연 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누가 나를 여기에 갖다 놓았는가? 누구의 명령, 누구의 지시로 이 시간, 이 장소가 나에게 마련되었는가?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전율케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