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날, 즐겨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미혼 남녀들 짝을지워주는 ´사랑의 스튜디오´ 라는 프로인데, 과연 누가 누구를 찍을까, 또 그 찍힌 상대는 찍은 사람에게 화살표를 보냈을까 호기심이 발동하곤 한다.
이 프로의 사회를 맡고 있는 임성훈 씨 얘기를 들어 보면 남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자는 이른바 ´예쁜 여자´이고,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남자는 ´유머 있는 남자´ 라고 한다.
결국 남자들은 여성의 용모를 가장 중시하고, 여자들은 남성의 유머감각에 이끌린다는 결론인데, 요즘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결혼정보회사 직원들 얘기를 들어 보아도 그러한 결론은 일치한다.
혹시 결흔한 여자들 중에서는, ˝아니 , 유머가 밥 먹여 주나요? 남자는 뭐니 뭐니 해도 경제적 능력이 최고지요˝라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것도 일리 있는 얘기겠지만,
그러나 한 번 생각해 보라.

스테이크 썰며 불편한 것보다는 라면을 먹어도 마음 편한 게 낫지 않겠는가?
남녀가 살다 보면 별의별 상황에 다 부딪치게 되는데, 가뜩이나 짜증내기 십상인 부부관계에서 그래도 배우자가 여유가 있고 유머감각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경제 형편이 다소 어려울지라도 두 사람이 웃으며 극복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성들이 이렇게 유머감각이 풍부한 남성들에게 후한 점 수를 주는 반면에, 남자들은 뭐니뭐니 해도 여자의 외모에 끌린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데, 바로 그래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늘 긴장하고 가꾸어야 한다.
어느 경제학자의 말처럼 어떻게 보면 결혼이라는 것도 하나의 마케팅이라고 본다면, 그 결혼시장에서 좀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면 여성들의 경우, 용모 가꾸기에도 적극적이어야 함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더불어서 풍부한 내면 세계와 지성도 겸비한다면 그야말로 이상적인 얘기 겠지만‥‥ 자. 그렇다면 어떤 것이 이상적인 사랑의 모습일까? 이 부분에서 에릭프롬 선생의 말을 꼭 인용하고 싶다.
남녀끼리 자석처럼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관능적 사랑(Erotic Lot·e)´ 에 우정과 신의가 내포된 ´형제애적인 사랑(Brotherly-LoL-e)´ 이 공존할 때 가장 이상적이라는 말씀을.
성적 에너지에 휩싸여 격렬하게 빠지게 되는 관능적 사랑은 단점이 책임감의 결핍이다.
무릇 세상의 모든 이치는 정점에 오르면 그 다음에는 내려오는일만 남아 있게 되는 법이니 , 뜨거운 열정이 식어 가는 자리에 형제애적인 사랑이 자리한다면 두 사람 사이가 편안하게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녀관계. 그리고 부부상도 바로 그러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