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사건의 축적이라는 말이 있다.
구체적으로 '기억할 만한’ 사건들의 축적.
익숙해진 시간이 그토록 빠르게 지나가는 이유는
더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이따금씩 툭툭 떠올라 감상에 젖게 만드는 건 바로 그 평범한 일상이다. 지금은
없고 그때는 있는 그저 그런 일상의 부분들.
행복이란 것은 무언가 많이 채워져 있을 때가 아니라 어느 하나 모자람 없을 때 찾아온다는 진실을
행복의 한가운데서 떠올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리하여 또다시 떠나고 돌아오길 반복할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식어가는 날들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것. 네가 불안해하는 그 감정이 지나고 보면 나태함이 아니라 나른함이며, 지루함이 아니라 충만함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달라는 것.
너의 그 소중한 하루를 좀 더 아껴달라는 것.
훗날 추억을 꺼내 펼쳤을 때
모서리가 접힌 기억들이 많도록 말이다.
- 김연지, ‘나로부터 당신까지의 여행’ 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