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까봐 아직 그대를 잊지 못합니다
-詩人 김종원-
그대와 자주 다니던 그 길을 걷다가 혹시라도 그대 마주칠까봐 그때 혹시라도 그대가 혼자일까봐 당신에게 갈 수 있는 여지를 조금이라도 남겨두고 싶어서 아직, 난 내 옆에 누구도 두지 않습니다 그럴까봐 아직 혼자입니다
우리 둘 만이 알고 있는 당신이 좋아하는 카페에 혹시 당신이 있을까봐 그 카페에 갈 땐 늘 잠시라도 거울을 한번 봅니다 그럴까봐, 혹시 당신이 있을까봐 난 그 곳을 갈 때 거울을 보는 것을 잊지 못합니다
우리들만의 편지를 주고 받았던 그 곳을 지나갈 때면 이젠 예전처럼 우체통도 없지만 그 주위를 슬쩍 훓어 봅니다 혹시라도 그대가 마음이 달라져 편지를 놓고 갔을지도 모르니 그럴까봐, 아직 난 그 곳을 잊지 못합니다
그럴까봐 아직 나는 혼자입니다 우리가 자주 타던 버스 정류장을 지날 때 그대도 나 처럼 나를 그리워하며 그 정류장을 지나칠 때 혹시라도 내 옆에 누군가가 있으면 그대 실망해 내게 오지 못할까봐 그럴까봐 아직 나는 혼자입니다 그럴까봐 아직 그대를 잊지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