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길을 가며
송기원
아직도 시들지 못한 몇 송이 들꽃을 보았습니다
웅숭그린 가시덤불만 숨어 있는 빈 벌판을 보았습니다
일단의 새들이 숲을 향해 도주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바람도 없이 떨고 있는 불빛들을 보았습니다
아득한 야산 너머 더 아득한 곳까지 다만 한빛깔로
날이 저무는 것을 보았습니다
문득 소스라치며 돋아나는 별들을 보았습니다.
...... 그대 필생의 꽃들은 온전한지요?